-
-
별을 지키는 아이들 ㅣ 라임 청소년 문학 29
김태호 지음 / 라임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잘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반려견 훈련사로 유명한 강형욱님이 직접 찾아가 곤란에 빠진 반려견 가족들을 돕는
"세나개(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정말 버릇 없고 절대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 행동들이 교정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반려견과 반려견 가족 사이의 애정이라든가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는(마치 우리 아이들처럼) 모습을 보며 감동도 받고 반성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반려견들이 알 수 없는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우리 인간이 이기적인지 되새기게 된다.
<별을 지키는 아이들>은 "개" 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이라는 단어 때문에 처음엔 어린이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께서 자신의 반려견을 "아이들"이라고 표현한다는 생각이 났고 그만큼 작가의 무한 애정이 뒷받침 된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달고는 "검은 구두"를 기다린다. 자신을 버렸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언젠가 자신을 찾으로 올 거라는 믿음 하나로
오달고는 벌써 며칠째 도로를, 길거리를 오가며 '검은 구두'를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날 한 트럭운전사에게 붙잡히게 되고 오달고는 알 수 없는
할머니네 집으로 인계된다. 그곳은 버려진 개들을 데려다 보살펴주는 벙어리 할머니 집이었다. 그곳엔 사연이 있는 수많은 개들이 함께 살고 있었고
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었지만 오달고는 그저 '검은 구두' 생각 뿐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탈출을 시도했고 그러다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길지 않은 소설이다. 읽다 보면 생각나는 여러가지 사건들도 있다. 그런데 이 짧은 이야기 속에 작가는 참 많은 것들을 담아내었다. 학대
당하면서도 주인을 잊지 못하고 주인만을 기다리는 오달고와 자신들을 거두어준 할매를 위해 목숨을 걸고라도 행동하는 호박씨, 독구, 개닭이,
장군이... 자원봉사자들과 우주복 아줌마, 한숨이까지 누구 하나 버릴 인물이 없다. 마치 도심 주변 어느 산에서 실제로 벌어질 것 같은 이야기
속에 이기적인 인간들 보다 훨씬 더 의리있고 정이 있는 개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나개" 에서 소개된 개들 중 가장 기억나는 개는 실험견 비글 '가온이'의 이야기였다. 인간들에 의해 그렇게 죽을 만큼의 고통을
당하면서도 인간을 끝까지 믿고 따르기 때문에 실험견으로 비글이 사용된다는 이야기는, 정말 비극이었다. 인간의 이기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별을 지키는 아이들>을 읽으며 세상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래도
우리는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