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 간 소녀 라임 청소년 문학 28
소피 킨셀라 지음, 이혜인 옮김 / 라임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첫 시작은 아주 평범한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엄마의 이야기이다. 보통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하루종일 게임 삼매경인 아들을 두고볼 수 없어 가장 강력한 방법을 시행하기로 한다.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트북을 박살내 버리는 것. 이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는 건 이 집의 둘째인 오드리이다. 그리고 곧 우리는 오드리가 사실 아주 평범한 중학생은 아니라는 사실, 이 아이에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문제는 학교에서 비롯되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 혼자만 열심히, 정직하고 성실하게 키워봤자 때론 영악하고 이기적인 몇몇에 의해 내 아이만 피해보는 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이 들 때가 있다. 이건 마치 신호 잘 지켜가며 모범 운전을 해도 상대방에 의해 어느 순간 대형 차사고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고 내 아이도 그렇게 똑같이 키우기는 싫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놀이터에 나가게 되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때론 이렇게 하는 건 어떠냐고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아이는 사회가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에는 도덕성도 포함되는 것 같다.

 

<스타벅스에 간 소녀>는 아무래도 부모의 입장에서 읽게 되었다. 사춘기가 되면 친구 관계에 온 힘을 들이며 전전긍긍하게 마련이지만 언제, 어떻게 왕따가 되고 어떤 상처를 입을지 알 수 없는 사회에서 내 아이만은 괜찮겠지..하는 안심은 온전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오드리가 정확히 어떤 식으로 왕따를 당하고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는 자시헤 묘사되지 않는다. 다만 그 이후의 타격이 워낙 심해서 오드리는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광장공포증 같은 것을 갖고 있어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집 자기 방 동굴에서만 지내게 되었다는 사실만 알 수 있다. 이 어린 아이가 도대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길래 이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오드리의 부모 만큼이나 화가 난다.

 

그러니까 <스타벅스에 간 소녀>는 그 엄청난 밑바닥에서 서서히 위로 올라와 스스로 일어서는 오드리의 투쟁기이다. 그 곁엔 물론 가족도 있었지만 그녀의 눈높이에 맞춰 조금씩 다가간 남친도 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이 멋진 라이너스에게 홀딱 빠져 첫사랑의 책으로 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라이너스의 말을 통해, 오드리 자신의 좌충우돌을 통해 오드리가 얼마나 정상적인 삶을 꿈꾸는지, 다시 돌아와 일어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조금씩 성장해 가는 오드리의 모습을 통해 우리 또한 용기를 얻는다. 괜찮다고, 그렇게 말도 안되는 사고를 당했어도 다함께 노력할 수 있다고 행복은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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