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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소녀 ㅣ 라임 청소년 문학 24
사라 N. 하비 지음, 이혜인 옮김 / 라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예쁘다"의 기준은 도대체 뭘까. 어느샌가부터 우리는 일정한 기준을 두고 "예쁘다"라고 한다. 그 기준은 다른 곳, 다른 시대에 가면 예쁜
게 아닌데도 단지 지금 우리가 모두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예쁜 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기준 또한 그저 남들이 그렇다고 하기
때문은 아닌지.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인데도 유독 얼굴에서만큼은 몰개성이 기준이 되고 있으니 TV를 켜거나 길거리를 걸을 때 비슷비슷한 사람들을
보며 한탄할 수밖에 없는 시대이다.
TV 속 연예인들을 보며 청소년들 또한 "아름다움"을 꿈꾼다. 아직 다 성장하지도 않았는데 "쌍수"라거나 "코수술', 심지어는 "양악"까지
계획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비슷한 얼굴이 되는 것이 아이들에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플라스틱 소녀>는 청소년의
성형 수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런데 읽다 보니 시국이 그래서인지 청소년 성형 수술 자체보다는 남자 주인공 잭의 시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결국 다양한 시각으로 이 책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는 사실!
청소년 시기에 들어서 한창 혈기왕성한 잭에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절친 레아가 있다. 레아의 엄마는 그야말로 성형중독자. 그런
성형중독자 엄마가 계획한 레아의 생일 선물은 바로 코성형이다. 평소엔 여자들의 가슴만 눈에 들어오던 잭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친구 레아가 코성형을 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기팔지 마세요>라는 위기철 작가의 동화가 생각났다. 보미라는 아이가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비비총에 맞고 장난감 총을 갖고
놀지 못하게 하려다 장난감 총을 팔지 말아달라고 캠페인을 하게 되고 미국에선 같은 나이의 제니는 보미의 사진을 보고 미국의 무기 판매 금지
캠페인을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
잭 또한 그저 절친의 코성형을 막기 위해 시작한 검색과 조사에서 블로그를 만들어 의견을 듣고, 어디서 잘못됐는지 직접 성형외과를 찾아가
보니 나서서 청소년 성형을 의도하는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잭은 직접적인 방법을 통해 청소년 성형을 반대하고 나선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가볍고 페이지도 많지 않다. 아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참 많은 주제가 담겼다. 청소년
성형에서부터 시위, 트랜스젠더와 충동조절장애까지. 그렇다고 절대 무겁지 않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