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내서 읽고, 쓴 인문학 독서레터 - 워킹맘 박대리의
박선영 지음 / 렛츠북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책에 욕심이 많다. 읽고 싶은 책을 다 구입할 수도 없고 다 읽은 책을 무한정 쌓아놓을 수도 없으니 한때는 도서관을 이용해 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십상이고 느낌은 남아서 다시 찾아보고 싶은 책은 결국 꼭 있더라는 것. 그 다음부터는 남길 책을 선정하고 주기적으로 기증하거나 처분한다. 집중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첫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커나가기 시작하면서였다. 아이 책을 고르다가 내 책도 함께, 그렇게 시작한 독서는 어느새 내 하루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정말 많은 책을 읽었고 읽고 있지만 내가 읽는 속도보다 출간되는 책이 많다 보니 욕심 많은 독자로서 '어떤 책을 읽느냐'는 중요한 화두이다. 그래서 가끔 책에 대한 책을 읽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어떤 책이 도움이 될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짬 내서 읽고 쓴 인문학 독서레터>는 제목 앞에 "워킹맘 박대리의"라는 문구가 덧붙는다. 전문가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닌 일개 직장인이 쓴 독서레터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가 아니라 오히려 나와 비슷한 워킹맘이기에 다른 자리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보통 평범한 사람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가 정말 궁금해졌다.

 

가끔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시간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렇게 말해도 아니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말이다. 저자 박대리는 어쩔 땐 야근도 불사하고 주말도 출근해야 하는 바쁜 직장인이다. 게다가 어린 아이도 돌봐야 하는 그야말로 슈퍼우먼 워킹맘. 그럼에도 그녀는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시간 나는 짬짬이 책을 읽는다. 그저 읽기만 하는 게 아니다. 읽은 책에 대한 피드백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메일링하며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느낌,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들도 함께 적는다.

 

책을 읽고 시간이 흐르면 잊힌다. 그래서 뭔가 활동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독후감 같은 서평을 적어 남겨놓는 것인데, 이 경우도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조금씩 사라지곤 한다. 그보다 같은 주제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며 나눌 수 있으면 그 책은 더 오래 가는 편이다. 때문에 나는 두고두고 펼쳐볼 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박대리의 책 읽는 습관, 독서 레터 등을 보니 정말로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책을 깨끗이 보지 않고 읽으며 생각나는 단편들을 책에 적는 것, 사람들에게 정리해서 다시 피드백,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책을 추천받고 연계도서로 이어지는 활동들을 보니 진짜 독서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많은 시간을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하며 보냈는데, 박대리는 스스로 손에 잡히는대로라고 했지만 확실히 주제를 가지고 책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다. 물론 책을 교훈으로만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좀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나의 방식을 좀 바꾸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겹치는 책보다 읽고싶어지는 책들이 훨씬 많아서 좋았다. 다시 리스트만 세워놓고 장바구니만 잔뜩 채워놓은 뒤에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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