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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비안의 사진기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2
친치아 기글리아노 글.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11월
평점 :

2007년 존 말루프는 경매를 통해 사진 필름들을 구매하게 됩니다. 그렇게 발견한 사진들은 일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나 개인의 모습을 담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니, 개인의 모습을 담고는 있었으나 극히 사적인 개인의 사진이라고 하기보다는 좀 더 의미있는 사진들 같아 보였죠. 한 여인이
자신을 찍은 사진들과 거리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뭔가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있었어요. 존
말루프는 블로그에 이 사진들을 올리고 반응을 보았죠. 그의 생각처럼 이 사진들은 사람들의 호응을 일으켰어요. 결국 전시회도 열리게 되고 이
사진을 찍은 주인공, 비비안 마이어의 삶과 사진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나는 비비안의 사진기>는 그 비비안 마미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에요. 비비안이 애정했던 롤라이 플렉스. 시선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길거리의 사람들은 특별히 비비안을 의식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비비안의 사진들은 거리 자체,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지요.
그림책은 담담하게 비비안이 찍은 사진들, 어떤 것들을 사랑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있지요. 그녀가 찍은 사진처럼 그림책은
흑백처럼 분위기 있는 그림들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흑백 사진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비비안의 사진
분위기가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는 듯 해요.


비비안 마미어는 유명한 사진가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팔려 알려지기 전까지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진가가 있는지도 몰랐죠. 비비안
마이어는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였다고 해요. 아이들을 사랑한 만큼 뉴욕 거리의 모습을 사랑했기 때문에 사진 속에 담아놓고 싶었을 뿐이죠. 그렇게
비비안이 바라본 거리의 모습은 필름에 담겨 이제 우리에게까지 전해졌네요.
비비안은 죽을 때까지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았던 듯합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은 모두 다르므로 비비안이 가난하게 살았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왠지 외롭고 쓸쓸한 삶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창고에
보관된 필름을 찾을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하여 결국 경매에 붙여지고, 자신의 사진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졌다는 걸 알면 비비안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안타깝기도 합니다. 자신의 사진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에요.
그림책이 항상 밝고 교훈만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인물의 삶이 주는 여러가지 감정이 아이들에게 주는 울림 또한 중요할 겁니다.
작년에 비비안 마미어의 사진전이 한국에서 열렸다는데 직접 보지 못해서 무척 아쉽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