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라임 틴틴 스쿨 5
이남석 지음, 정훈이 그림 / 라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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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는 바꿔 말하면 "철학"이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말은 '어렵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등의 편견을 갖게 하는 단어이다. 어른들에게도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아이들은 어려운 건 귀찮아 한다. 생각하기 싫어서이다. 조금만 천천히, 한 단계 한 단계 성장시켜 가면 되는데 그 단계를 밟는 과정이 싫은 것이다. 그래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 비판적 사고 과정을 설명해 준다.

 

'중학생' 수연이는 남자 아이이다. 당연히 여자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여성스러운 이름 말고도 수연이는 학교 가기 싫은 이유가 또 있다. 여성스러운 이름 뿐만 아니라 여성스러운 취미도 학교 아이들에게 놀림감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친구들과 비교하며 기를 죽이고 아이들은 수연이를 존재 자체로 보지 않고 놀려댄다. 수연이가 좋아하는 여우 인형을 비롯한 캐릭터 인형들 때문에 수연이는 "변태"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화가 난 수연이는 담임 선생님께 반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고 전후 사정을 듣게 된 선생님께선 그 말을 한 소민이에게 사과하라고 하신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19p

 

처음에 수연이는 이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람이와 이야기하던 중 이 사과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려면 "논리"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도. 수연이는 도대체 이것이 무슨 소리인지, 같은 반 여자아이들과의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논리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책은 수연이가 논리를 공부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한 권의 논리 책을 구매하고 그 책을 통해, 또한 학교 동아리를 통해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하게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철학에 입문하는 과정과 같다. 가장 우선되는 '명제'와 삼단논법으로 논증하기, 연역법과 귀납법 등을 공부해 나아가며 수연이는 멘붕에 빠지기도 하고 천천히 이해해 나아가기도 한다.

 

"논리학은 '애매함과 전투를 벌이는 생각 게임'과 같다고 했다."...30p

"비판적 사고는 이렇듯 철학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정치와 관련된 큰 주제에서부터 친구 관계와 같은 일상생활 문제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생각하는 기술'이다."...48p

" '상황을 비판적으로 본다는 것은 꼼수를 찾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모두가 납들할 만한 답을 찾는 것이다.'라는...."...151p

 

수연이의 공부를 따라가다 보면 철학, 비판적 사고란 그저 학문이 아닌 우리 실제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문에 우리에게서 아주 먼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 바로 이런 점이다. 비판적 사고가 단지 공부가 아닌, 우리 실생활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

 

다양한 실생활 속 응용 문제들이 많아서 정말 재미있었다. 그저 설명만 죽~ 늘어놓는 이론책이 아니라 수연이라는 중학생을 통해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함께 문제를 풀고 공감, 이해하며 비판적 사고를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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