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올린 제철밥상 - 구황작물로 만드는 윤혜신의 101 건강 레시피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3
윤혜신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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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올린 제철밥상>이라는 책을 선택했던 건, 요즘 일 한다고, 늦둥이 육아에 지쳤다고 변명해가며 자꾸만 인스턴트나 간편식을 밥상에 올리기 시작한 나를 반성하기 위함이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가 있는데도 양심이 어디 간 건지 아무렇지도 않게 외식이며 배달음식이 잦아지기도 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가족에게 건강한 밥상을 차려 먹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부지런"은 도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자연을 올렸다는 제철밥상 레시피를 들춰보면 무언가 해답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계산에서다.

 

 

 

책의 부제목은 "구황작물로 만드는 101 건강 레시피"이다. 구황작물...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막연하게 고구마, 감자...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밖에는. 책에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며 비교적 생육 기간이 짧고, 산과 들, 논밭, 호숫가 등 땅이 거칠어도 자랄 수 있는 작물" 그래서 흉년이 들거나 먹을 것이 없을 때 바로 이 구황작물로 날 수 있었다고 한다.

 

왜 구황작물이어야 할까? 그냥 제철에 나는 과일, 채소, 잡곡 등으로 먹으면 되지 않을까? 작가는 "다소 거칠면서 단단하고 거무스레한 구황 음식들"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오래 묵히지 않고 조리해 먹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손질과 보관법에 대한 설명이 있어 좋았다. 주부이지만 주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지라 장을 봐 오면 그저 냉장고에 때려 넣기만 하는 나로서는 더욱 부지런해져야 하는 이유를 준다. 감자, 고구마 같은 경우 금방 먹을 것 같으면서도 잠깐만 잊어도 싹이 나고 줄기를 뻗어가니 말이다. 고구마는 맛이 없어지고  감자는 독이 생기니 가족의 건강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한 장 복사해 냉장고에라도 붙여놔야겠다.

 

책은 크게 계절별로 나뉘어 있다. 제철 나물이라고 해도 요즘엔 비닐하우스나 생육 조건이 좋아 다양한 계절에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목차가 나뉘었다고 해도 한 계절에 한 재료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좋았다. 한 가지 재료로 다양한 조리법을 볼 수 있어서.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여름엔 시원하게 얼갈이를 가지고 무침을 할 수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정갈하게 만들어진 사진이 차지하고 오른쪽 페이지엔 레시피와 만드는 시간, 재료와 양념 뿐 아니라 재료의 좋은 점이나 주의할 점 등이 소개된다. Tip을 통해선 손질법이나 보관법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얼갈이를 사본 적이 있던가. 한 번도 없다. 결혼 이후 항상 이용해 온 재료만 사서 만들던 음식만 만들었다. 김치 종류나 뭔가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봄동 무침이나 얼갈이 무침, 겉절이는 재료만 다를 뿐 만드는 법도, 양념도 어렵지 않다. 그동안 내가 만들지 않았던 이유는, 그저 귀찮아서다. 여름 얼갈이 무침이 참 싱그러워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얼갈이를 사다가 꼭 얼갈이 무침을 만들어봐야겠다.

 

 

우와~~~ 여름 얼갈이 무침이 가을이 되면 우거지지짐으로 해먹을 수 있단다. 우거지는 항상 무청을 말려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우거지가 아니라 시래기라고 한다. 우거지와 시래기가 같은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그냥 얼갈이를 가지고도 이렇게 데쳐 우거지지짐을 만들 수 있다니! 요리 혁명 같았다.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던 요리들을 나도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이 조금 생겼다고 할까.  

 

<자연을 올린 제철밥상>에는 어떤 특별한 요리를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항상 집에서 해먹는 반찬들, 시골에 가면 할머니들이 해주실 것 같은 반찬이나 죽,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조금 요리에 자신있는 주부들은 이 요리책을 보고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조깍두기나 묵전 같은 특별 요리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함"을 먹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요리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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