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3 - 또 다른 시작 ㅣ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3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5월
평점 :
드디어 3권이 나왔다. 작년 12월에 2권을 읽고 5개월이나 지나다 보니 전체적인 인상만 남아있을 뿐 자세한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
서평을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나 지금 3권을 읽고 느낀 점이나 2권을 읽고 느낀 점이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작가는 친절하게 그들만의 언어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 독자는 책 속에 빠져 살아남은 개들의 입장이 되어 작가가 설명하는 것을 추적하고 상상해야 한다. 그래서 사실 좀 불편하기는
하다. 검은 구름은 도대체 무엇이고, 왜 생겼는지 등 아무리 상상하려고 해도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생겨서 답답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드러내 보여주기 보다는 은근히 찾아내는 매력이 있다.
럭키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늑대 개 알파의 편에 설 수도, 벨라의 무리 편에 설 수도 없게 되었다. 어느 한 편을 위한 변명을 하고
싶지만 누군가에 의해 늪에 빠진 듯한 형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두 무리는 합쳐지지만 럭키는 배신자로 몰리며 내쫓기게 된다.
고독한 개, 럭키. 그게 그의 정체성이었지만 이미 늑대 개 무리에서 무리를 위해 사는 개로서 거듭났기 때문에 럭키는 쫓겨났지만 다시 고독한
개로 돌아갈 수는 없다.
"럭키는 이제 고독한 개가 아니었다.
럭키는 따돌림 당한 개였다."...72p
<살아남은 자들> 시리즈가 몇 권까지 나올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1편은 이 지구에 대지진이 일어나 큰
변화가 일어난 상황 설정이었을 것이고 2권은 그렇게 살아남은 개들이 각자의 삶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3권은 그렇게
그들만의 삶이었을 것 같던 편안함 대신 새롭게 재편되는 변화가 일어난다.
줄에 묶인 개들(애완견)은 그동안의 여정과 늑대 개 무리와의 만남, 대립, 화해를 통해 한층 성장한다. 긴 발에게만 의지했던 나약한 개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나서고, 서로의 생존을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말이다.
3권을 읽는 내내 사실은 조금 불편했는데, 그건 주인공 럭키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신자로 몰리고 자신심을 꺾고도
제자리를 못찾고, 주위 환경은 계속해서 바뀌며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2권까지는 리더십 있고 강인한 모습의 럭키였다면
3권에선 조금 머무르는 듯한 인상이다. 아마도 이 3권은 앞으로 펼쳐질 더 큰 모험을 위해 쉬어가며 상황을 설정하는 권인 것 같다. 제발 4권은
이 3권의 이미지가 사라지기 전에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