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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1학년 - 27살 총각 선생님의 1학년 교단일기
민상기 지음 / 연지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입학은 커다란 산과 같은 관문이다. 언니, 누나, 형들처럼 뭔가 좀 더 자란 것 같아 설레기도 하면서 지금까지의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가 두렵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아기" 로도 받아들여져 많이 허용되었다면 앞으로는 지켜야 할 규제와 규칙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야말로 1학년의 1년은 적응 기간이다.
<선생님은 1학년>은 교직 경력 4년차인 남자 선생님의 좌충우돌 1학년 교단일기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90% 이상이 여자
선생님이고 거의가 중년 이상인 선생님이신 것을 생각해 보면 1학년 담임을 맡으신 민상기 선생님의 1학년 담임은 거의 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제어도 안되고 이리 튀고 저리 튀는 1학년 아이들과 젊은 남자 선생님이 도대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었을까.
처음 책을 접하고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1학년을 맡았던 젊은 선생님의 조금은 진지한, 고민을 담은 책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문제 제기는 공론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일까. 선생님을 맡으며 고민했을, 행정적인 문제나 갈등 같은 문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사실 조금
실망했다. 나는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 등 공적인 문제부터 가정
교육 등의 개인적인 문제까지 생각이 떠오르고 고민을 하고 해답을 찾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현직 선생님이 그런 고민이 하나 없을까. 그 부분이
참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1학년>은 참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1학년들과의 생활을 하며 있었던 일들을 담은
"선생님의 일기" 를 담은 책이다. 아직은 서투르고 경험이 적은 선생님이기에 때로는 아이들을 오해하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실수와 잘못을 바로잡고 뉘우치고 반성한다. 그런 점에서 민상기 선생님은 용감하다. 어른이고 선생님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더욱
어려울 수 있음에도 이 일기를 통해 스스럼 없이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난 기다림의 중요성을 배웠다. 내가 아는 것을 주입하려 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그래야
마음으로 배울 수 있다. 교육에서 학생을 기다려주는 것은 학생을 믿는다는 것을 의미한다."...17p
행정 업무에 치여 한 아이, 한 아이 세심히 보살피지 못할 때도 있지만 바로 그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 이 반
아이들은 1년 동안 참 행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대한 첫 이미지, 그 마음으로 학교를 다닌다. 가기 싫고, 지루하고 심심한
학교가 아니라 나를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기다리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라면 누구라도 열심히 다니고 싶지
않을까. 민상기 선생님처럼 열정적인 선생님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