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그리워한 생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리사 단드레아 그림, 조반나 초볼리 글 / 어린이나무생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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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부드러운 터치의 섬세한 고양이 그림이 표지에서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목이 <고양이가 그리워한 생쥐>라네요. 세상에, 고양이는 생쥐를 잡아먹는 동물이고, 생쥐는 고양이만 보면 달아날텐데, 어쩌다가 이 고양이는 생쥐를 그리워하게 되었을까요? 뭔가 굉장한 사연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보면 이유 같은 건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하루 종일 생쥐 생각에 빠져버린 잘생긴 줄무늬 고양이의 고뇌어린 장면이 등장할 뿐입니다. 어떤 날은 딱 한 마리의 생쥐를, 또 어떤 날은 두 마리를, 포크 댄스를 추는 서른세 마리의 생쥐가 떠오르기도 하고, 카드놀이를 하는 열여섯 마리의 생쥐나 장화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 스물일곱 마리의 생쥐를 보기도 했죠.

 

 

시도때도 없이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생쥐들은 고양이의 머릿속을 찾아왔어요. 하지만 이런 일이 괴롭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때론 잘 기억하고 싶은 한 마리의 생쥐 모습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이렇게 다양한 생쥐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함을 느끼곤 했거든요. 낚시를 가자거나 산책하러 가자는 친구들의 요청을 뿌리칠 정도로 말이죠.

 

 

고양이는 자신의 열 여덟 번째 생일을 위해 백만 마리의 생쥐를 상상하는 걸 계획했죠. 아주 기분이 좋은 날에 말이에요. 생쥐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자신의 이 일이 마치 의무처럼 느껴지면서도 고양이는 이 상상이 무척 좋았답니다. 다 똑같아 보이는 생쥐들이지만 한 마리, 한 마리가 모두 다르게 느껴지고 생생했어요. 그 중에서도 고양이가 아주 잘 아는 생쥐 한 마리가 있습니다. 고양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생쥐였기에 이 생쥐는 아주 특별한 생쥐였어요.

 

어느 날...

 

 

바로 그 생쥐가 고양이네 집에 찾아옵니다.

 

"너로구나!"

 

잘생긴 줄무늬 고양이는 바로 알아봅니다. 이 둘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요? 또 줄무늬 고양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하루종일 어떤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보통 사람들은 고민이 있으면 그렇게 되죠. 하지만 고민 말고 내가 관심을 갖고 있거나 이루어졌으면 하는 어떤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온종일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지나가는 자동차를 유심히 쳐다보거나 TV CF에서도 자동차에 관한 것만 눈에 띈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자신의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으로 차 있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일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결국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쪽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고양이가 그리워한 생쥐>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고양이가 왜 생쥐를 생각하게 되었는지 같은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그저 고양이가 간절히 특별한 생쥐 한 마리를 포함한 생쥐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됐고, 드디어 그 생쥐를 만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서야 생쥐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메세지이지요.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와 생쥐의 일러스트와 절제된 색감, 빈 여백까지 모두 이 메세지를 향해있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은 기분이 드는 정말 예쁜 그림책이에요. 다양한 생쥐들의 생동감있는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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