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글씨를 예쁘게 쓰는 아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수업하는 아이들의 어머님들과 상담을 할 때도 글씨 이야기를 많이 하시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글씨 쓰는 게 귀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강 쓰다 보니까 글씨를 또박또박 쓰기 보다는 흘려 쓰게 되고 그게 습관이 되어
지금은 남들이 알아보든 말든 빨리 쓰는 데만 신경 쓴다고요. 글을 쓴다는 건 그냥 생각을 쏟아놓는 작업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좀 더 다듬어
천천히 내어놓는 작업인데 이 모든 과정이 귀찮다 보니 그저 쏟아내듯 쓰는 거예요. 그래서 글씨를 못 쓰는 아이들의 글은 더욱 정신이 없고 틀린
문장들이 많습니다.

<말 공부가 되는 명언 따라 쓰기>는 요즘 유행하는 필사를 통해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는 따라쓰기 책이에요. 정치 경제, 과학
철학, 문학 예술, 언론 사상 외의 거의 모든 분야의 위인들의 철학이 녹아든 명언을 익히며 자신의 가치관을 만드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어요.
또, 명언을 천천히 따라 쓰면서 생각하면서 글씨체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요. 위인들의 명언을 많이 알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주장에
근거로 인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기도 해요.

첫 페이지에는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있답니다. 위인에 대한 설명과 위인이 한 명언이 우리말과 원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뜻까지 풀이해 주고 있어 정말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
처음 이 책을 제가 보기 전에 초등학교 6년생인 딸에게 주어봤어요. 우리말 명언보다 원어를 먼저 보더라고요. 함께 해석해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냥 책 속의 풀이를 단순하게 읽는 것보다 훨씬 좋았답니다. 그렇게 해석해 보니 왠지 영어 공부도 되는 것 같고요.
^^
처음 보는 위인들의 이름도 많을 거예요. 대부분은 우리에게 익숙한 위인들이지만 첫 명언의 주인공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위인은
다양한 책을 읽지 않았다면 분명 낯선 이름이 되겠지요. 이렇게 처음 접한 위인은 책 속 해설을 읽고 제가 간단한 해설을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아이와 책으로 오랫만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어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따라 쓰는 페이지에는 위쪽에 연한 회색으로 따라 쓸 수 있도록 명언이 써져 있어요. 그래서 원래 자기 글씨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글씨체로
따라 써야 하죠. 자기 글씨체와 많이 다르다면 이 부분은 좀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래쪽은 자기 글씨체 대로 쓸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글씨체를 바로 바꾸어야 한다면 위의 글씨체 대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한 번 따라 써 봤는데요, 평소에 글씨를 종종 쓰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자리 잡고 앉아 따라 쓰려니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좀
힘들더라고요. 어린 아이들이라면 많이 힘들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루에 한 장만 하면 되니 많이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인 설명하는 곳에 위인들의 사진이 함께 있어 좋았어요. 우리에게 사진으로 익숙한 위인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아서 아이들에게는 정말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효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일체유심조가 가장 마음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