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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부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12월
평점 :
유령의 존재를 믿는가. 유령의 정의가 죽은 이의 영혼이라고 한다면, 나는 이 존재를 믿는 것 같다. 비록 내가 이들을 감지하거나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우리와 함께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령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유령부>는 "아동, 청소년 모험소설의 왕"이라고 불리는 알렉스 쉬어러의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들 상당수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드라마나 만화영화 등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보니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쓰는 작가인 것 같다. 독자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책은, 언제나 읽고 싶고 흥미롭다.
처음 표지를 보고 많이 의아했다. 정확히 "유령부"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몰라서였는데 뒤표지의 설명("런던 변두리의 한적한 브리카브락
거리웨 위치한 유령부는 1792년 설립된 유서 깊은 정부기관이지만,)만 제대로 읽었어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부"라는 글자가 참 낯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상상한 유령부의 건물 앞모습과 책의 앞표지의 모습도 달라서 책을 집어들 때마다 약간의
낯섬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가의 명성대로 한 번 잡은 책은 뒤쪽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유령이
등장하지만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
프랭클린 비스턴은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사무직 공무원이다. 삭감 부서로서 과잉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해 유령부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현대에 유령부가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 4명 뿐이라지만 이들이 아무 것도 밝힐 수 없거나 일부러 밝히지 않으려고 하면서 나라의 세금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감시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사실로 밝혀진다면 유령부를 폐지하기 위해서.
1792년부터 유지되어왔던 유령부를 현재 이끌고 있는 이들은 카퍼스톤 영감님과 롤리 양, 기빙스 군, 스캔트 부인과 이들의 애완
고양이이다.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경제성을 따지는 비스턴은 이들에게 3개월의 시간을 주고 3개월 안에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유령부는 없어질
것이라고 선언한다. 유령부의 4인은 어떻게 해서든 유령부를 살리기 위해 유령들을 그나마 잘 감지할 수 있다는 소년, 소녀를 아르바이트로 고용하여
유령의 증거를 찾기 시작한다. 팀과 코들리는 그렇게 유령을 찾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이들은 아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는 일반적인 기-승-전-결을 따랐다기 보다 앞부분의 이야기가 아주 길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을 만한 구성 같은데 유령이라는 소재
때문인지 작가의 필력 때문인지 과연 유령이 어디에 있을 것인지 추리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다.
"유령이란 존재는 다른 초자연적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사실보다는 그렇게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다. 논리적
성향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믿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정신적인 믿음의 성향이 더 강한 사람들은 그렇게 믿는 경향이 있다. "...15p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에 대해 알 수 없는 무서움을 느낀다. 우리가 잘 모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정작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사람, 자신이 아닐런지. 무서운 존재를 소재로 했지만 무섭다기 보다는 재미있게 추리하면서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