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모두가 친구 29
이석구 글.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저는 부끄럼을 참 많이 타는 아이였어요. 친구들과는 잘 어울렸지만 왠지 어른들은 참 힘들었거든요. 또 많은 사람들 앞에 나가 이야기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어른이 되고 스스로 성격을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내 자식은 저의 그런 성격을 닮지 않기를 바랬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저희 두 아이는 저를 참 많이도 닮았네요. 제 아이들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그래도 저보다는 아이들이 좀 더 당당하게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수줍음을 좀 없앨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이죠.

 

<두근두근>은 그림이 참 예쁜 그림책입니다. 게다가 겉표지에 맛난 빵이 가득~ 그려져 있어 얼마나 식욕을 당기는지 몰라요~ㅋ

 

 

 

요즘엔 속표지 하나 그냥 흘려보내는 그림책이 없네요~ 겉표지에서부터 한 장 빼지 말고 모두 꼼꼼히 살펴보아야 해요~^^

저~ 먼 마을에서 트럭 한 대가 오네요. 어느 집을 향해서요.  

 

 

트럭은 밀가루와 사과 박스를 문 앞에 두고 돌아가네요.  이른 새벽이 아닌 오후인데 집 문은 닫혀있어요. 게다가 문에는

"들어오지 마세요"

"두드리지도 마세요" 라고 씌어있네요.

아마도 집 주인은 방해받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나 봅니다.

 

 

하지만 사실 이 집의 주인인 브래드씨는 부끄럼쟁이여서 그래요. 아는 사람을 만나도 두근두근, 모르는 사람을 마주치면 더 두근두근.

저 창문 사이로 살짝 커튼을 제치고 내다보는 브래드씨의 눈이 보이나요?  밖에 사람이 있나 없나 확인하는 것 같죠?

브래드씨는 정말로 부끄럼쟁이라서 모두가 잠든 밤에서야 마음 놯고 빵을 만든데요.

 

 

그런데 어느 날 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거죠. 똑...똑... 똑!

 

 

 

브래드씨는 깜짝 놀라 가슴이 두근두근.

그런데 문틈으로 들어온 것은 바로 코알라였어요. 잠이 오지 않아 산책을 나왔다가 브래드씨의 맛있는 빵 냄새가 나서 왔다고요.

브래드씨는 너무나 부끄러워 아무 대답도 못 하고 따뜻한 우유와 갓 구운 카스텔라를 주었겠지요~

그렇게 코알라와 브래드씨와의 관계가 시작되었답니다.

 

 

 

그런데 세상에 코알라 뿐만 아니라 배가 더부룩한 생쥐나 입맛이 없는 곰, 길고양이들.... 끊임없이 브래드씨를 찾아오네요.

처음, 하나에서 시작된 관계는 자꾸자꾸 늘어나 버렸어요.

너무나 부끄럼을 타던 브래드씨는 이런 관계들에 잘 적응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그 선생님께선 반장인 녀석이 발표도 안한다고 저를 무척이나 혹독하게 다루셨죠. 익지로 발표를 시키시고 대답을 안하면 수업을 안하시는 거에요.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때를 어떻게 견뎠나 싶어요. 물론 지금은 할 말 있으면 말할 줄 아는 아줌마가 되었지만 제 아이들이 저와 같은 피곤함과 곤란함을 겪게 될까 두렵지요. 부끄러워 하고 싶은 말을 못하거나 사람들을 자꾸 피하면 결국 손해는 나의 것이 될 테니까요.

 

<두근두근>을 통해 결국 하나에서부터 차근차근 관계를 만들어 나가면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관계에서부터 시작하면 더이상 두렵거나 무섭지 않을 거라는 것을 브래드씨를 통해 알려주지요. 브래드씨가 선한 마음씨를 지니지 않았다면 물론 이 관계도 시작되지 않았을 거에요. 남에게 베푸는 모습을 통해 무척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과 너무 맛있어 보이는 빵은 덤이에요.ㅋㅋ 워낙 빵을 좋아하는 집이라 이 책만 펼치면 둘째는 "오오오~"하는 괴성을 지르며 빵 놓는 장소를 가리킵니다. 자기 하나 달라고요.ㅋㅋㅋ <두근두근> 책을 읽고 다음날부터 맛있는 간식을 들고 놀이터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친구나 오빠, 언니들을 만나면 함께 나눠먹으려고요. 벌써 그렇게 친해진 오빠들이 있답니다. 내일은 맛난 빵을 사서 나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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