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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기린이 되든 곰이 되든 우린 널 사랑해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60
낸시 틸먼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15년 8월
평점 :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엔 항상 유행하는 책이 있다. 유행한다는 것은 입소문을 탄 것이고 그만큼 책의 내용이 좋거나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라는 뜻이다. 낸시 틸먼의 그림책도 그 중 하나다. 특히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라는 책은 아이들에게도,
엄마들에게도 유명한, 좋아하는 책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음~ 큰 아이를 아주 오래 전에 키울 때에는 나오지 않은 책이어서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미 표지와 제목을 통해 그 유명세를 경험했다.

낸시 틸먼의 또다른 책 <네가 기린이 되든 곰이 되든 우린 널 사랑해>는 그 유명세를 이어갈 것 같다. 그림 한 장 한 장,
속삭임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엄마의 사랑이 뚝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 책의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는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니 내용에 더 반했다. 왠지 가슴이 벅차면서 울컥! 하는 감정은 아마도 "사랑"이리라.

큰 아이와 똑~같이 생긴 외모에 적잖이 당황하며 성격도 비슷할까? 라고 상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둘째가 점점 자라면서 이 아이의
성향이나 성격 같은 것들이 눈에 보이자 너무나 신기함을 감출 수가 없다. 엄마는, 그야말로 엄마이기에 아이의 행동 하나, 표정 하나에 아이의
모든 것을 읽을 수가 있다. 그림책의 엄마 또한, 아이에게 그렇게 말한다. 네가 무엇으로 변한다 해도 엄마는 바로 알아볼 수 있다고.

코뿔소의 미소를 보고, 반짝이는 눈빛을 보고, 씩 웃는 웃음을 보고 아이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귀여운 턱과 날갯짓 소리, 발소리와 코만 봐도, 혹은 재주 많은 발부리와 멋진 춤을 보아도 말이다.

심심할 때 내는 으르렁 소리를 듣고도, 뽀뽀할 때 따끔해도 엄마는 내 아이의 변신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왜냐고? 바로 내 아이니까.
마치 사진을 찍어놓은 듯 실사 같은 그림 속의 동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는 한창 동물들을 좋아해서 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동물들에 뽀뽀를 해 준다. 호랑이는~? 물으면 어흥~ 같은 소리도 내주고 기린을 보고는 "사슴이랑 기린이랑" 노래를 부르라고 춤도 춰주고 돼지나
푸른발부비새, 코알라처럼 귀여운 동물이 나오면 안아주고 싶어 어쩔 줄을 모른다.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동물들 이야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그런데 그뿐 아니라 읽어주는 엄마도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아이도 감동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랑스런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며 이쁜 척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읽어줄 때마다 더욱더 깊은 사랑이 샘솟으니.... 이 사랑을 어찌하면 좋을까!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자신의 생각 속에서 갑자기 사자가 되기도 하고, 코끼리가 되기도 하고 토끼도 됐다가 고양이도 된다. 그런 놀이에
함께 동조하여 신나게 놀아준다면 아이들은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귀찮다고 응~ 그래그래...하고 넘기거나 아예 왜 그러냐고 타박을 주는 엄마들을
가끔 만날 때면 이 책이 생각나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큰딸 생각도 났는데... 큰딸에겐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네가 무엇이 되기를 원하든 엄마는 너를 지지해. 네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엄마는 뒤에서 끝까지 밀어줄게~"라고.
사랑한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