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단편소설 베스트 35 - 상 중학생을 위한 베스트 문학 시리즈
황순원 외 지음, 김형주.권복연.성낙수 엮음 / 리베르스쿨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국어 시험엔 네 문제 정도 문학 작품을 읽고 나오는 문제가 있나 보다. 아이들은 그냥 읽기만 하면 틀리지 않을 수 있는 그 문제를, 책을 읽지 않고 혹은 인터넷을 통해 줄거리를 대강 훑어 본 후 네 문제 중 상당수를 틀린다. 장편 소설도 아니고 조금만 시간을 내면 읽을 수 있는 단편 소설인데 말이다. 나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데 아이들은 그 단편을 읽기도 귀찮단다. 아마도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일 거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수 있을까.

 

집에는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라도 읽히기 위한 단편 소설 책이 있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 단편 소설 40>으로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숱하게 배우는 주요 단편들이 실려 있다. 하지만 일단 책이 두껍고 무겁고 글씨가 꽉 차 있는 데다가 딱 공부를 위한 책처럼 보이는 듯한 구성이어서 아마 아이들은 한 편씩 읽으라고 해도 숙제를 내주지 않는 이상은 잘 읽지 않을 것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같은 출판사에서 좀 더 화려한 구성으로 출판된 책을 알게 되었다. <중학생을 위한 단편소설 베스트 35>시리즈. 표지부터 밝은 노란색으로 조금 더 작고 글도 꽉 차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참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작가별로 묶어 공부하라고 내미는 듯한 구성이 아니다. 같은 주제를 가진 단편들끼리 묶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사랑"이라는 주제가 전편에 흐르고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오히려 너무 재미있어 몇 번이나 딸에게 책을 내밀게 되었다. 사랑도 여러가지가 있어 첫사랑인 풋사랑, 순애보, 아버지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장인 정신 등 정말 다양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외에 아이들의 마음에 감응할 사춘기와 자연과 생명 등으로 정말 아이들의 마음을 잘 파고드는 주제로 설정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바로 이 "인물관계도"이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인물관계도를 그려서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그 아래 대사글은 책 속 주인공과 별도로 등장인물을 화자로 만들어 더욱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페이지나 책 속 삽화가 컬러인 부분도 아이들로 하여금 덜 지루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본문이 끝나면 작가 소개와 작품 정리, 구성과 줄거리로 학습과 연계할 수도 있고 "생각해 보세요" 코너를 통해 작품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 제목에 한국 단편 소설이라고 되어 있지 않아도 지금까지 이런 책들은 대부분 한국 단편 소설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줄 알았지만 책 속에는 우리나라 단편 소설 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한 단편들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공부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저렇게 한국 단편 소설은 접할 기회가 많지만 그 외 작품들은 일부러 작정하고 읽지 않는 이상은 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폴 빌라드의 <안내를 부탁합니다>나 헤르만 헤세의 <나비>, 알퐁스 도데의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등이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외국 작품이 더 좋아서가 아니다. 한국 작품들 속 외국 작품을 접하며 서로 비교도 할 수 있어 좋았고 그런 다른 분위기가 독서에 좀 더 잘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중학생을 위한 단편 소설 베스트 35>는 제목 그대로 이제 막 중학생이 되려는 6학년이나 중학생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단편에 흥미를 붙여 문학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들떠도 보지 않던 아이들도 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책을 통해 좀 더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