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 -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는 아들러 육아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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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뜨면서 일명 기시미 이치로 열풍이다. 다양한 "~할 용기"라는 시리즈식 책들도 출간되는 것 같다. 처음 <엄마가 믿는 만틈 크는 아이> 책 제목을 봤을 때 이런 시리즈식 제목이 아니어서 작가에 주목하지 못했다. 하지만 띠지에 친절히 "아들러 열풍을 몰고온 기시미 이치로"라는 말이 있었고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열풍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글이 쉽다. 읽고 이해하기 쉬우니 훨씬 잘 공감되고 빠져든다. 내 귀가 유난히 얇은 건 아니다. 그런데도 훅~ 빠져드는 걸 보니 확실히 기시미 이치로는 잘 설명할 줄 아는 작가이다.

 

책 전면에 있는 소제목 "용이 있는 아이로 키우는 아들러 육아"대로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적 육아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아이들을 키우면서 적용하고 깨달았던 경험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 훨씬 더 신뢰가 간다.

 

책은 크게 1.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자 2. 아이를 야단치지 말자 3. 아이를 칭찬하지 말자 4. 아이에게 용기를 주자 5.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6. 아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자 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성이 목차로 볼 때에는 크게 공감을 일으키지 않다가 막상 글로 들어가 읽다보면 마치 물 흐르듯 가슴에 파고든다.

 

 

자칫 집중력이 흐트러질라치면 이렇게 "정리"란에 깔끔하게 정리해 주어서 다시 한 번 머리속으로 정리하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우선, 책에선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 부모가 정확히 "왜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완력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분명 아이의 행동엔 목적이 있으므로 그 목적을 파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완력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즉 야단치지 않기 위해 우리 부모가 선행해야 할 문제가 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수직 관계가 아닌 대등한 수평 관계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무료로 했던 상담 시간이 있었다. 부모 15명으로 구성된 상담회였는데 약 두 달 동안 각자 자신을 소개하고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어 해결하는 시간이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첫 소개를 하면서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 대부분은 육아 문제였고 그 공통된 감정과 문제 앞에 초면이었지만 무척 친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상담회의 선생님께서도 말씀해 주셨던 것이 바로 부모와 아이의 분리였다. 아이의 문제를 마치 나의 문제로 생각하면 어떤 잔소리를 해서도 아이의 행동을 수정할 수 없다는 것. 아이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로 남겨 두어야 아이 스스로 고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식과 경험, 책임질 수 있는 범위가 다르므로 어른과 아이는 같지 않다. 그러나 같지는 않지만 인간으로서는 대등하다. ...(중략)... 자신이 아이와 대등하다는 것을 알고 아이를 존중하며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면 아이를 완력으로 통제할 필요가 없으며 야단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 아이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치켜세우거나 칭찬할 필요도 없음을 알게 된다."...116p

 

이론적으로는 이해 가능하지만 결코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니다. 어떤 부모든 내 아이가 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고 좀 더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미 실패를 거듭하며 살아온 나의 전철을, 내 아이만큼은 밟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름길을 알려주면 좀 더 잘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알려줘도 이미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아이는 더욱 엇나갈 뿐이다. 그렇다면 이 아들러 육아법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아이에게 큰 일이 생겼을지도 모를 뻔한 일을 회상해 보라고 한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되살리라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아이에게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것인지를 말이다. 100에서 아이가 못할 때마다 빼는 것이 아니라 처음을 0으로 놓고 뭐든지 플러스로 생각해 더하는 방식! 저자가 말하는 교육과 육아의 목적은 스스로 설 수 있는 아이를 만들어 사회에 공헌감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천이 어려운 이유는 아이에게서 조금 눈을 떼면 완전한 무시나 방임이 되어버릴까 무서워서다. 사실 나는 아이에게 일일이 개입하는 편이 아니라서 가끔 나의 교육 방식이 방임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주목하지 않는 주목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책에 공감하지만 잘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꼭 해야 한다. 나의 노력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자립하여 스스로를 책임지고 사회에 공헌하며 어려울 때 도움도 청하고 받을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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