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육아 -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주혜 옮김 / 라이프로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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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1년 만에 둘째를 낳았다. 내 인생에 아이는 단 하나라고 생각해왔는데 느닷없이 생긴 둘째 때문에 처음엔 황당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었다. 첫째를 키우며 느꼈던 여러가지 감정, 문제, 고민들을 떠올리며 둘째는 왠지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설레기도 했던 것 같다. 형제를 둔 엄마들의 얘기가, 첫째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고 둘째는 조금 더 내려놓을 수 있어 자유롭게 키우게 된다는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났던 것 같다. 그럼 그렇게 알게 된 후부터라도 첫째를 자유롭게 키우면 될텐데 다들 그건 또 안된다는 말들... 하지만 막상 둘째를 낳아 키우다 보니 역시 육아는 내맘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첫째는 "외동"이라는 굴레가 있었다면 둘째는 "늦둥이"라는 굴레가 있어 항상 고민하게 된다.

 

<<흔들리지 않는 육아>>의 첫번째 챕터의 제목이 "우리는 최고의 스승과 살고 있다"이다. 어쩐지 공감이 가는 이유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이리저리 부딪히고 고민하고 하는 과정 조차 우리 스스로를 한층 더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총 1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챕터를 제외한 1~10 챕터까지는 자세한 예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나 자신을 어떻게 고민하고 구체적인 행동법까지 설명해준다. 마지막 챕터에는 그렇게 실천할 수 있는 자세한 도구와 팁, 전략을 알려준다.

 

책 전체를 통해 작가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두 가지 주제가 있다. 하나는, 아이가 내 경쟁상대나 나의 소유물, 나를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존재나 나를 기만하려는 의도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독립하고자 하면서 의존하고자 하는, 부모만을 바라보는 "내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당신이 아이의 현재 모습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깊이 자각할 수 있도록 결합관계를 쌓아가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117p

 

부모들이 하는 많은 실수 중 하나가 아이들이 내게 도전하는 것처럼 보일 때 화를 참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나조차도 성숙하지 못한데 아이가 와 동등하거나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아이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주는 것, 그리고 그 존재 자체로 아이를 사랑해주는 것, 아이와의 결합을 단단하게 하는 것, 그것에 집중하면 절대로 육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둘째는 나 자신 스스로 기준 잡기. 내가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자존감을 높이고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냥 최선을 다해라. 친절해라. 실수해라. 넘어져라. 다시 일어나라. 용기를 향해 손을 뻗어라. 어떤 용기도 발견할 수 없다면 기도를 하거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하루씩 가라. 자신에게 친절해라."...236p

 

TV의 아이를 바꾸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편인데 그 프로그램을 봐도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나 생각들은 모두 부모에게서 기인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자신을 바로 세운 후 행동을 바꾸었을 때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부모의 고민을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화났다고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나를 힘들게 한다고 아이에게 복수하듯 하면 안될 것이다.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선 정말 나 자신의 에너지를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원래 좀 게으른 편이라 아이들 앞에서도 조금 쳐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편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마음은 먹어도 몸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많이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대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해 조금 더 바지런히, 나 자신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를 낳은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임신했을 때 생각했던 육아를 난 실천하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또 일상에 빠져 원래 그런 거라고 여기며 조금은 대충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위해 흔들리지 않는 "나"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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