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잠든 엔진을 깨워라! - 대한민국 최초로 자동차 엔진을 개발한 이현순의 도전 이야기 엔지니어 멘토 1
이현순 지음 / 김영사on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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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엔 많은 남학생들이 공학도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젠 아무도 그렇게 힘든 기술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꿈을 가지고 있더라도 경제적으로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보다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돈"을 위한 꿈을 갖는다.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에게 꿈을 물어봤더니 "돈 잘 버는 직업"이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돈 잘 버는 직업을 꿈으로 꼽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생겨나게 된 이유는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 홀대당하는 우리나라 시스템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장 기초적인 학문의 발달과 연구를 하는, 그리고 실질적으로 기술로 옮기는 작업의 발달이다. 기초적인 연구와 실행 없이 겉으로만 따라가거나 앞서가는 발달은 오래갈 수 없다.

 

그래서 김영사 온의 "엔지니어 멘토" 시리즈가 반갑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를 빛낸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꿈을 키우고 기술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위인은 특정 직업에서 위대한 일을 한 사람이다. 이런 위인이 특정 직업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직업에서 인정받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진정한 발전을 이룰 것이다.

 

"엔지니어 멘토" 시리즈의 첫번째 인물은 대한민국 최초로 자동차 엔진을 개발한 이현순씨의 도전 이야기이다. 자동차라는 분야에 크게 관심이 있지도 않고 워낙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서 이현순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언제나 "대한민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주는 관심은 매우 높아서 이 분의 업적(?)이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은 현대자동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분야에서 독주하고 있다. 함께 경쟁하던 몇몇의 회사들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현대는 해외에서, 국내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 사실 그 과정을 자세히 몰랐다. (솔직히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어째서 현대가 선두에 설 수밖에 없었는지 다른 회사들은 왜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 현장의 가장 선두에 이현순 엔지니어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놀라웠다. 책은 이현순씨가 직접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우 현장감 있게 느껴지면서 그 어려움과 절실함이 절절히 느껴졌다.  

 

"적어도 엔지니어에게는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는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25p

"인생은 순간순간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완성되는 것이다. 의사가 되는 것이 나의 가능성 중 하나였듯이 엔지니어가  되는 것 역시 또 다른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을 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다. "...35p

 

책을 읽다 보면 엔지니어로서 그 기술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정책을 수립하고 계획을 실행시키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답답함이 절실히 느껴진다. 이현순 엔지니어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었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 먼 많은 사람들의 방해에 가로막혀 힘들었을 시간들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래도 이현순 엔지니어에게는 그를 믿어주고 지지하는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다.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현대가 그 모든 시련을 딛고 자동차 산업의 선두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엔지니어에 관심이 많거나 전혀 관심이 없었더라도 우리나라를, 엔지니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또한 책을 읽으며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여러 교훈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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