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깜장봉지 푸른숲 작은 나무 3
최영희 지음, 김유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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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다른 아이들이 "슈퍼맨"과 "황금 가면"등을 최고라고 생각할 때 내게 가장 훌륭한 영웅은 "맥가이버"였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척척 도구를 만들어 그 위기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가장 완벽해 보였기 때문이다. 타고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주변 상황을 이용하여 그렇게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이는 게 참 신기했었다. 오죽하면 귀신 퇴치하러 꿈에도 매일같이 나타났을까. ㅋ

 

<슈퍼 깜장봉지> 책 뒤편에 작가의 말 속 작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퍽 인상적이다. 보통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영웅 흉내를 내는 건 남자아이들일텐데 여자인 작가가 오빠도 창피해할 만큼 영웅놀이를 했다는 사실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편견일 것이다. 여자아이, 남자아이 놀이...로 나누는 편견. 아마도 어릴 적 그렇게 푹~ 빠져 신나게 놀았던 덕분으로 작가는 이렇게 재미있고 교훈이 가득한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아로는 과다 호흡 증후군에 걸려 항상 검정 봉지를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아로의 별명은 "깜장 봉지".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셨고 때문에 아이들은 아로를 괴롭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되어주지도 않는다. 항상 외롭웠던 아로. 어느 날 창고에서 아로는 자신이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영웅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후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자신의 태도를 버리고 초능력을 이용해 괴롭힘을 당하거나 위험에 처한 학교 아이들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치 새롭게 얻은 초능력처럼 아로의 삶도 조금씩 변하게 된다.

 

" 너도 나중에 위대하고 멋진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17p

 

엄마가 아로를 위로하기 위해 그냥 한 말일지도 모르나 사실 진짜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실제로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록 외로운 학교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그 상황을 잘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렇게 엄마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아로는 비로소 "자신"에게서 "남"에게로 조금씩 폭을 넓혀가고 그렇게 다른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해가기 시작한다.

"아로는 친구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 그걸 알아가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도 알지. 그걸 깨달은 건 슈퍼 깜장봉지가 해낸 일일까, 그냥 깜장봉지가 해낸 일일까?"...126p

 

 

영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조금의 용기와, 다른 사람에게로의 관심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가능한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아로는 성장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모두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가장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아로는 앞으로 상상이나 이야기 속 영웅이 아니라 그냥 보통 아로로서 자신있게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좋지 않은 상황의 친구들을 도와줄 것이고 이러한 아로의 긍정적 영향은 다른 친구들에게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영향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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