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동네 아름드리나무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
루이사 마티아 지음, 바르바라 나심베니 그림, 이현경 옮김 / 라임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벌목 위기에 처한 천년 된 삼나무를 지키기 위해 나무 위에서 장장 2년을 지낸 여자가 있었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한 번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녀는 환경운동가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그리고 우리에게
소중한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행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이다. <<달동네 아름드리나무>>를 읽으며 그녀가 생각난 건
당연했다. 이 동화 역시 아이들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 아이들 역시 나무 위로 올라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조금 더 나아갔다.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던 어느 날, 소피아가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날을 즐기고 있던 때 달동네에 그들이 나타났다. 검은 옷에 검은
넥타이, 검은 승용차를 타고 온 그들은 달동네 근처에 아주 큰 쇼핑센터가 생긴다고 했다. 그들이 붙이고 간 벽보 그 어디에도 이들이 사랑했던
아름드리나무는 없었다. 이 상황이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소피아는 한밤 중 아름드리나무 주변에 둘러쳐진 빨간색 철망 주위를
파고 술레이만과 함께 나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자신들이 아끼는 이 소중한 아름드리나무를 지키기 위해서 내려가지 않겠다고 한다.
비슷한 소재의 책들을 몇 번 읽은 것 같다. 워낙 감동을 줄 만한 이야기이고 동화책이다 보니 결말이 눈에 보인다고 할까...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달동네 아름드리나무>>가 다른 것은 아이들의 행동에 어른들의 행동이 더해지고,
모두가 이 나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나비의 날갯짓 같은 아주 작은 바람 하나가 커다란 태풍을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아이들의 행동이(비록 그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고 그 감동은 다른 이들에게 또다른 행동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소중히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 세상이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 가끔 우리는 그런 사실을 잊고 산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체 하기도 한다. 무척 가슴 아픈 일이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처럼 먼저 나설 누군가를 기다리기 보다는 옳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는 분명 행복한 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