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교과서 - 아이랑 엄마랑 함께 행복해지는 육아
박경순 지음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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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 아이를 키웠다. 외동이라는 말 안듣게 하려고 나름 노력했고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내가 싫어 내 아이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10년이 지나며 내가 얻은 결론은 아이는 타고 나는 성향을 무시할 수 없다..였다. 이제 그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조금씩 나에게서 떠나갈 준비를 할 무렵, 또 한 아이가 생겼다. 큰아이를 왠만큼 키운 후에 생긴 아이라 두번째 아이는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싶지만 뭐... 지금도 난 또 그 옛날과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역시 아이들은 타고난 성향이 있어...라는 생각과 함께.

 

" '부모 됨'이란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다. 완전한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 없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성숙해가는 과정이며, 그 성숙의 거름이 되는 것을 '갈등'이라고 보았다."...10p

 

부모가 나를 온전히 보호해주고 나의 모든 것을 기댈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서 벗어나 어쩌면 부모 또한 나만큼이나 미숙하고 실수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때가 기억난다. 가끔 큰아이 앞에서 실수를 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나를 보면서도 그때의 내가 떠오르곤 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이야기 하는 부모가 오히려 성숙한 부모라는 말이 얼마나 공감가는지...

 

<<엄마 교과서>>는 세 아이의 엄마이며 정신분석학자인 작가가 자신의 전공과 세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들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뛰어난 전공자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세 아이를 키우는 데 적용한 후의 감상과 느낌들이 함께 하기에 전혀 어렵지 않고 공감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구성이 좋다. 부모가 갖는 다양한 "이래야 해" 하는 것들을 철저히 깨트려주는 것, 여기저기 교육서나 방송 매체에서 소개하는 아이를 키우는 법 또한 100%가 아니라고 설명해 주는 것, 유명한 정신분석가의 이론과 삶을 소개하는 것까지 내겐 무척 유용하고 유익했다.

 

읽는 내내 큰아이를 키우며 잘못했던 것들이 떠올랐고(아이는 무조건 어른, 특히 부모에게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 나쁜 말들을 쏟아놓을 때는 다 받아주어야 한다는 사실, 한껏 잘났다고 생각할 땐 최대한 추켜세워주어야 한다는 사실 등등) 괜스레 미안해지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 내 큰아이에게서 실망스러운 부분들은 내가 키워준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속이 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늦음"이란 없다. 이제부터라도 알게 되었으니 큰아이를 좀더 이해하게 된 것만으로도 난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이건 이렇다..라고 정해두지 않고 아이마다 모두 다름을, 최고의 순간에 집중해야 함을 알려주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 옆에 두고 둘째 아이 키우며 의문이 들 때마다 들춰봐야겠다. 내 최대의 적은 게으름인데, 늙어서 그렇다는 핑계를 두지 말고 넓은 품을 가진 엄마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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