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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 놀이 1 - 천 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주득선.차오름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3월
평점 :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라는 그림책이 있다. 하나의 사과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나이나 직업, 그 사람의 경험에 따라 똑같은
사과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아주 담백하면서도 알기 쉽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비록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 누구라도 아주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 사람은 각기 살아온 과정도, 경험한 것들도 다르기 때문에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다르다. 이런 자신만의 생각은 그 사람의 개성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나만 옳다'는 우물에 갇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견을 갖게 하기도 한다. 똑같은 사과를 각기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통해 여러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그 그림책처럼,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이나 전혀 새로운 생각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사고력놀이>는 바로 이러한 편견, 자신만의 우물에 갇혀 있는 생각을 트이게 해 주는 책이다.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의 청소년판이랄까. 뿐만 아니라 조금 더 깊이가 있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독려하고 있다. '백설공주의 독 사과'는 우리를 게으르고
중독되게 유혹하는 치명적인 독에 비유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던 '파리스의 사과'는 열심히 노력한 우리에게
주어지는 보상의 사과인가 하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통해 "모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유도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눈은 이미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려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원하는 것만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제가 진실을 보여 줘도 인간들의 눈에는 그대로 보이지 않는답니다. 모르는 것,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것은 볼 수 없어요.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121p
다양한 단편 어러 편으로 묶인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엄청난 배경지식 속에 빠져있다 나온 느낌이 든다.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논리를
다양한 이야기 속에 녹여냈기 때문인데 그 배경지식을 잘 모르고 읽는다면 전혀 이해가 안될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다양한 동화, 그리스 로마 신화,
아담과 하와 등의 창조 이야기 등 평소의 배경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거꾸로 이 책을 읽다 궁금해지면 그 이야기들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사고를 하는 데에도 역시 그냥 길러지는 건 아니다. 다양한 배경지식 속에, 다양한 사고를 한
경험이 새로운 사고, 새로운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