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이름 푸른숲 어린이 문학 32
크리스티 조던 펜턴.마거릿 포키악 펜턴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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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교>에 이어 올레마운의 정체성 찾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가 <두 개의 이름>이다. 그저 책을 읽고 싶어서, 남들 가는 학교를 꼭 가보고 싶었던 올레마운은 막상 자신이 알게 된 학교의 정체를 알게 되자 이번엔 자신이 그토록 떠나려고 했던 자신의 집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된다. 규율과 강요가 전부였던 학교를 떠나지 못하게 될까봐 노심초사 했던 마거릿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족을 만나던 날, 마거릿은 자신을 보지 못하는 엄마 때문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따뜻하게 안아주시는 아빠 덕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두 개의 이름>은 이렇게 학교로부터 탈출하듯 돌아온 가족의 품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학교만 벗어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던 마거릿이었지만 막상 돌아온 이곳에서 마거릿은 올레마운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저 외지인 같은 마거릿일 뿐이었다. 마음은 올레마운이고 싶은데 가족들과 말도 통하지 않고, 그렇게 먹고 싶었던 이누이트 전통 음식은 먹을 수가 없고, 옷이며 신발 등 모든 것이 불편한 마거릿처럼 가족들이나 이웃들 또한 마거릿에게 거리감을 느낄 뿐이다.

 

"신발만 빼면 나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한테 나는 흑인 아저씨만큼이나 낯선 외지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학교에 다니다 온 아이들을 이상하게 변해 버린 존재로 여겼다."...73p

 

 

단 두 해 만에 자신의 언어를 잊어버린다는 게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아주 어린 나이라며 2년 만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올레마운이 학교로 떠날 때는 9살이 아니었던가! 역시 세뇌교육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자신이 변해버린 지도 모른 채로 집과 고향을 그리워하다 돌아왔는데 그토록 그리워하던 모든 것들이 자신이 생각하던 것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그 혼란을 이 어린아이가 도대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변함없는 엄마의 애정과 늘 따뜻이 포용해 주는 아빠의 보살핌 덕에,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당당함을 잊지 않고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마거릿이기에 마거릿은 조금씩 올레마운을 되찾아 간다. 올레마운이 진짜 강한 이유는 자신을 인정하고 본래의 자신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점일 것이다. 또한 흑인 아저씨를 바라보며 자신을 생각하고 그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모습까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가겠지만 우리는 결국 돌아올 것이다. 외지 사람들의 지식이 우리 몸에 깊이 배어들겠지만 우리 부족의 지혜도 함께 지니고 있으리라."...110p

 

주위 환경이 변하면 우리 개개인은 그 사회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내 것만 옳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것은 만용일 테니까. 하지만 그 사회에 무조건 따른다면 과연 무엇이 남겠는가. 변화에 따르지만 내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진보적인 변화가 아닐까. 그래서 올레마운의 용기가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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