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버스 4 - 네덜란드 아동문학상 수상작 공포버스 4
파울 반 룬 지음, 휴고 반 룩 그림, 송소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여름이다.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더운. 이렇게 더운 여름에 생각나는 건 시원한 음료, 서늘한 바람, 더불어 우리 뇌를 식혀 줄 무시무시한 공포소설이나 공포영화가 아닐까. 때문에 여름 시즌만 되면 수많은 공포 영화가 개봉하고 여름 밤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일 게다. 어린 시절에 어쩌다 들은 공포 괴담은 정말 너무나 무서웠다. 때론 머리를 감다가 눈물이 찔끔 날 때도 있고 밤에 자려고 누워 한참 동안이나 그 이야기에 얽매여 어쩔 줄을 몰랐던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김없이 공포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그만큼 새로운 상상의 이야기, 우리 현실을 벗어난 초현실적인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목말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유쾌하고 무서운 판타지"라는 설명을 단 <<공포버스>> 시리즈는 이제 막 공포에 대한 막연한 무서움을 이겨보려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만한 공포동화이다. 동화라고 하기엔 그 스토리나 구성으로 봤을 때 좀 부적절한 것 같다. 어른이 읽을 만한 공포 소설이라고나 할까. 따라서 조금 어린 저학년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생각나고, 또 생각나서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듯.

 

3권의 마지막에 <공포버스> 책을 집어든 야콥 선생님이 자신도 모르게 집으로 책을 가져와 책장에 꽂아 놓고 잊어버린 후....로부터 4권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언가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공포버스> 책을 다시 꺼내 책장을 펼치고, 동시에 컴퓨터 속 검은 화면에서 빨간 두 눈동자가 야콥 선생님을 노려보면서......

 

<<공포버스 4>>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평소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만한 평범한 아이들이다. 여학생을 끊임없이 놀리고 괴롭히는 존니나, 에스테반, 무서움이 많은 조이스, 주위를 잘 살피는 안나나 조금은 독특한 능력을 가진 율리아까지. 각각의 아이들은 야콥 선생님을 따라 독서 주간의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고 그 체험 속에서 야콥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마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실제 이야기처럼 느끼며 공포를 경험한다. 여행안내자로 불리우는 온노발은 아이들을 그렇게 책 속으로 데려가려고 하고 거기에 맞서는 야콥 선생님과 율리아, 에스테반, 조이스는 함께 머리를 맞댄다.

 

"귀신이 뭐가 무서워. 난 사람이 더 무섭더라." 라는 어떤 드라마의 한 대사가 생각난다. 귀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를 떠나 더 중요한 건 우리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믿는 것, 또 우리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떤 어려움이나 괴롭고 무서운 상황이 닥친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우리의 힘이 있을 테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율리아의 기지로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였던 것 같다. 책도 사라지고 망가진 컴퓨터를 모자 쓴 청년이 들고가며 예상할 수 있는 <<공포버스 5>>말이다. 역시 공포란, 실제로 보이는 것이 아닌 내 상상 속에서부터 나오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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