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별 -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권정생 이야기
김택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 엄마들 중에 "권정생"이라는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십 년 이전부터 초대박 베스트셀러였던 <강아지똥>을 집집마다 갖고 있을 터이고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스스로 감동 받아 좋아하는 책이 되었을테니 말이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 속에 왠지모를 아련함과 슬픔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 책이 "희생"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희생은 너무나 숭고하고 아름다워서 아이에게 주제를 일깨워주기 보다는 그냥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책인 것 같다.

 

그렇게 유명한 책에 비해 작가 권정생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저 멀리 혼자서 병을 앓으시며 종지기로 사신다는 것, 몇 해 전 외로워 보이는 삶을 마감하셨다는 것 정도. 그래도 뭔가 내가 이름으로라도 알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괜히 우울해졌던 생각이 난다.

 

<<강아지 똥별>> 은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권정생 선생님에 대한 삶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생전에 인터뷰도 마다하시고 잘 알려진 이야기가 없다보니 작가가 예전에 했던 인터뷰 내용과 권정생 선생님의 수필, 동화들을 재구성하여 그 빈틈을 채웠다고 한다. 각각의 부분에 주석을 달아 어느 부분이 어느 작품에 있는 내용인지 담고 있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은 "슬픔"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일본에서 보낸 어린 시절, 배고픔, 가난, 가족과의 이별 등등 이들 가족에겐 끊임없이 고난이 잇따랐고 삶이 이들에게 준 것은 행복이 아니라 그저 "견디는 것"이었다. 배움에의 열망이 있어도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몇 년이나 돈을 벌어 학교에 갈 준비를 해 놓아도 무언가 일이 생겨버리고 가장 믿고 따랐던 친구는 생을 마감한다. 이 끝도 없는 절망을 권정생 선생님은 어떻게 끌어안고 버티셨는지... 특히 스무 살 정도에서부터 삶의 동반자가 된 고통의 질병들은 권정생을 가족에게서, 공부에서,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공부를 마치지 못하고, 질병에 시달리고, 항상 외로운 삶을 살았어도 권정생 선생님은 "사랑", "희생"의 삶을 스스로 실천하며 사셨다.

 

"왜 평생 슬픈 얘기만을 썼을까."

"선생은 생전에 눈물이 없다면 이 세상 살아갈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하셨지. 분노를 가라앉히면 슬픔이 남지. 세상에서 제일 맑은 것이 있다면 눈물이야. 울고 나면 용서를 할 수 있어. 선생은 슬픔으로 탐욕과 음모가 가득한 우리 세상을 용서한 거야. 왜냐면 희망을 버릴 수 없으니까. 그 희망의 주인인 아이들을 믿고 사랑한 거야. 그리고 스스로 어린이가 된 거지."...210p

 

어쩌면... 너무나 힘든 삶을 버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어린이가 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어른의 시선으로, 어른의 불합리함으로 세상을 살아가기엔 그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너무나 순수한 영혼을 가졌기에... 다음에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접할 때에는 그의 삶을 한 번 더 생각하며 읽게 될 것 같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던 그분을 생각하면 더욱 더 감동적으로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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