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자루 굴러간다 우리 그림책 4
김윤정 글.그림 / 국민서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똥"이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깔깔 웃어대는 아이들에게 똥자루가 통째로 굴러간다고 이야기 해주면 얼마나 재미있어 할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똥자루 굴러간다>>는 우리 옛이야기의 탈을 쓰고 있지만 정말 재미있고 통쾌하며 무엇보다 편견에 편견을 깨는 참으로 유익한 그림책입니다.

군사들과 길을 걷던 대장은 길 한가운데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똥자루를 발견합니다. 분명 사람의 똥자루인데 이 정도로 큰 똥을 싸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기골이 장대하고 그 기상이 대단할까요? 대장은 군사들을 시켜 이 똥자루의 임자를 찾으라고 하죠.

옛날부터 왜적, 오랑캐의 침입이 많았던 우리나라. 대장은 이 장군감의 똥자루 임자를 찾아 나라를 든든히 지키는 장군을 시키려고 합니다.

누굴까요? 우리 시대의 미 기준으로 보면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곱디 고운 한복에 부끄러운 기색이 분명한 이 여인은.... ! 네~^^ 맞습니다. 바로 앞의 그 똥자루 임자에요!!! 놀랐을 대장의 표정을 상상해 보세요.ㅋㅋㅋ 책 속의 대장 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던 당신, 아이도 아마 깜짝 놀랄지도 몰라요. 보통 장군감...하면 남성을 떠올릴테니 말이죠.

이 여인의 말이 또한 명언입니다. 그렇지요, 그렇지요~ 나라만 잘 지킬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되지, 여자이건 남자이건 무슨 상관일까요? 아직까지도 남녀차별이 자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정말 가슴을 콕! 찌르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 식사 때라면 .... 자꾸 엄청난 똥자루를 보여드려 죄송하지만~^^;; 바로 요런 장면들 때문에 아이들 마구 뒤로 넘어갑니다. 쳐들어온 왜군들에 맞서 부장군이 된 여인은 아주 현명한 기지로 이 난국을 헤쳐 나아갑니다. 여인의 똥 만으로 해결하지는 않았어요. 여인은 박을 길러 우리 군의 수가 많은 것처럼, 무거운 쇠솥도 머리에 쓸만큼 힘이 센 것처럼 보이게 하는 지혜도 지니고 있었거든요.

그 똥자루의 엄청남에 놀라며 웃고, 여인이라는 설정에 놀라 편견을 깨고, 그 여인의 뛰어난 전략에 응원을 보내며 깔깔 웃다보면 정말 통쾌함을 느끼게 됩니다. 전통 전래동화는 아니지만 이렇게 새롭고 재미있게 옛이야기를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앞에서부터 뒷표지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주고 있어요. 꼭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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