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프라미스 -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
앨리스 오즈마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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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프라미스>가 내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이라는 부제목 때문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이 어떠한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래서 그만큼 지속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러웠다. 엄마도 아닌 아빠가 딸과 그렇게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리딩 프라미스>는 내가 원하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다. 아빠와 아이가 어떤 책을 어떤 교감을 나누며 어떤 깨달음을 얻고 어떤 방식으로 읽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책은 "책"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두 사람이 나눈 "교감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처음 이 독서 마라톤을 시작할 때에 이렇게 길어질 지 생각도 못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상당 부분 오래 된 추억 속에 잠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역시 제목과 홍보가 주는 느낌과 책 내용이 다른 데서 오는 괴리감을 어쩔 수가 없다.

 

"독서 마라톤으 또 달랐다. 날마다 읽는 이야기가 다르니 매일 밤이 달랐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이야기가 늘어지는 책이 있어도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근거림 때문에 뭐든 재미있어졌다. "...46p

 

딸인 러비가 얼마나 이 독서 마라톤을 즐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정형편상으로는 결코 평범하지 않고 오히려 힘든 매일매일이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러비에게 아빠와 매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그것도 매일 새로운 경험, 모험, 깨달음을 주는 책을 읽는다는 사실은 유일한 위안이었을지도. 꼭 지식 책이 아니어도 러비에게 삶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이었고 아빠와의 교감은 불안한 가정 속에서 러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었다.

 

러비가 아빠에게서 독립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스킨십에서부터, 자랑스러웠던 독서 마라톤이 때론 부끄러웠던 경험에서부터. 그래도 이들의 책읽기는 계속된다. 무려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가 10살이 넘어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집이 몇이나 될까. 10살은 커녕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빠르면 책을 스스로 읽기 시작하면 책을 읽어주지 않는 부모가 태반이다. 나 또한 6학년까지는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겠노라...는 10년 전의 스스로의 다짐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이의 물음에 귀찮아하는 부모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아이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루 중 각자 책을 한 권씩 손에 들고 책 읽는 시간, 그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책을 좋아하는 가족은 책 읽기를 절대 멈추지 않는 법이다."...3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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