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물섬 ㅣ 동화 보물창고 48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민예령 옮김, 노먼 프라이스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5월
평점 :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추악한 면과 선한 면을 양극으로 내세우는 아주 훌륭한 심리 묘사 소설이다. 때문에 두 작품이 한 사람의 작가에게서 탄생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그의 또다른 몇몇 단편들을 읽어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한 환상적인 내용에서부터 무언가 음산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내용까지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공통점은 바로 "인간의 내면"이다.
<보물섬>은 어려서부터 모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오랫동안 읽혀지는 것이고 동화책 외에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모험을 넘어서는 주제가 있으니, 바로 "성장"과 "내면"이 될 것 같다.
호킨스는 어머니를 도와 여관을 운영하는 아이이다. 험상궂은 사내에겐 두려움을 느끼고 불의엔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아주 평범한 사내아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어느 날 여관으로 찾아 온 선장으로 인해 그의 삶은 아주 특별해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지만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선장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아 호킨스는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된다. 바로 선장이 남긴 지도에 표시 된 보물을 찾아 떠나가게 된 것!

모든 이들이 너무나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실버의 진실을 알게 될 때의 심정이란! 게다가 사과 통 안에서 언제 들킬지 모르는 호킨스의 상황이 얼마나 가슴 졸이게 하는지 모르겠다. 우연한 기회였지만 호킨스는 진실과 정의를 위해 발빠른 행동력을 보인다. 이후 호킨스가 보이는 과감한 행동들은, 어쩌면 융통성 없는 어른들에게 볼기짝을 맞을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며 진정한 모험에 대한 두근거림을 만들어낸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물보라가 구름처럼 우르르 일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모든 열정과 주의를 기울여 키잡이 없는 히스파뇰라호를 향해 노를 저었다."...217p
실버는 무척이나 교활하고 악랄한 사람이다. 호킨스는 그런 실버를 보면서 어떤 감정들을 느꼈을까. 아이들은 때로 어른들의 불합리함을 보면서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호킨스 또한 실버의 이중성을 보면서, 그에게서 자기네 선량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다.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정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용기를 끌어낸 것이다.
다시 여관으로 돌아 온 호킨스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의도 한 모험은 아니었지만 그 여행을 통해 호킨스는 인생에 대한 많은 것들을 깨달았을 것이다. 음모, 술수 속의 보물 찾기 속에서 진정한 정의와 지켜야 할 것들, 용기와 인내를 배웠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