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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북 ㅣ 동화 보물창고 46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4월
평점 :
키플링은 매우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하며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의 동화들을 읽다 보면 어쩌면 그렇게 각 동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냈을까 싶기 때문이다. 동물들을 통해 이 사회를 비판하든, 그 동물들을 새로운 세계로 끌어들여 그들의 전설을 만들든 그가 쓴 동화 속의 주인공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정글 북>은 아주 어려서부터 익숙한 동화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동화 내용을 알고 있으며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첫 페이지를 펼쳐 읽기 시작하면 정말로 내가 이 동화를 읽은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너무나 많이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우리의 착각이다. 나 또한 그랬다. 어려서부터 접해 온 디즈니의 정글 북에, 애니메이션 속의 정글 북 주인공에 익숙해져 있어 첫 페이지를 펼치자 내가 아는 이야기가 아닌 듯 느껴졌다.
세련되고 화려한 애니메이션보다는 수수하고 딱딱할 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정글 속에 들어온 듯한 숨막히는 묘사들과 고전의 느낌이 느껴지도록 하는 시와 노래들, 사람들보다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동물들의 세계가 우리를 사로잡는다. 정글 북의 큰 이야기를 차지하고 있는 "모글리" 시리즈 3편은 결말이 의아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 게 맞았나? 하고... 하지만 모글리는 자신의 위치를 되찾았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며 "자유"를 선택하였다.
<하얀 물개>나 <여왕 폐하의 신하들>은 동물들을 통해 본 인간 사회의 모습 그대로를 전하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 만을 위해 물개들을 마구 잡아들여 죽이는 장면은 끔찍하기 그지 없다. 그것도 물개를 통해서 그 장면을 묘사한다는 것은 더한 공포를 전해준다. 그런가 하면 동물들의 대화를 통해 전쟁의 끔찍한 참상도 알려준다.
"다르지는 새끼들을 품으면서 계속 나그의 죽음을 노래하게 내버려 두었다. 다르지는 여러가지 면에서 사람과 아주 비슷했다."..156p
<리키티키타비>는 야생 몽구스가 인간 사회에 들어오게 되면서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지만 이 와중에서도 인간 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은 계속된다.
<<정글 북>>은 풍자적인 면모를 보이면서도 한 편의 서사시 같은 느낌을 주는 동화책이다. 야생 동물들 속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우리 인간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면서도 좀 더 나은 희망을 품게 한다. 요즘 우리가 흔히 읽는 화려한 동화책은 아니지만 손에서 놓지 않고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