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움직이는 집의 살인 ㅣ 집의 살인 시리즈 3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긴 집의 살인>과 <흰 집의 살인>에 이은 <<움직이는 집의 살인>>은 시나노 조지라는 탐정이 등장한 "집의 살인"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그리고 그 완결편에서 이 탐정은 퇴장한다....고 맨 앞장을 넘기면 작가의 설명이 나온다. 앞의 두 작품을 읽어보지 못하고 완결편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된 나로서는 안타깝기만 하다. 게다가 "반사회적인 지나친 언행에 대해 지적"(...5p)받는다는 주인공에 대한 기대가 그 안타까움을 더욱 크게 했다. 얼마나 반항적이길래? 하는 호기심과 그런 탐정이 풀어놓는 사건 해결의 방법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으로 얼른 페이지를 넘겼더니... 맨 첫 문장부터 "결론부터 말하면, 시나노는 죽었다"로 시작했다.
그렇다. 이 소설은 우리(혹은 독자)가 알고 있던 시나노 조지라는 탐정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인도에 다녀 온 친구가 발견한 신문 기사. 그리고 친구의 죽음에 당황하여 마치 시나노 조지가 그러했듯이 친구의 죽음을 되짚어가겠다는 의지로 만나게 된 극단 마스터 스트로크의 가자마 아키라. 그리고 화자가 된 시나노 조지의 이야기.
자! 여기서 약간의 갭이 생긴다. 분명 작가는 앞에서 그동안 보여준 시나노 조지가 반사회적인 지나친 언행이 많았다고 했는데, 왜 나는 그런 그의 성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걸까...라는 의문...을 그냥 지나쳤던 것이 가장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하고 나중에 생각했다. 아직 앞의 두 편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말한 주인공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나중에 "아!"하는 탄식을 낳게 한다.
소설 속 살인은 두 번이다. 한 번의 살인 미수와 함께. 극단 제작일을 하게 된 시나노 조지와 그 극단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연극 속 약간은 어설픈 사건들과 맞물려 이야기는 자꾸만 복잡해져 간다. 연극을 하다 죽음을 당한 다키와 이어 갑자기 죽임을 당한 시나노 조지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듯한 연극 단원들의 비열한 속내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수많은 의견을 남긴 채 탐정은 죽어버렸다. 그럼 과연 사건 해결은 누가 하는가. 이런 관계를 엮어가는 것이 이 소설이 재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