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자가 된 아이 푸른숲 역사 동화 3
김남중 지음,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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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의 역사 동화는 다른 역사 동화와는 조금 다릅니다. 역사를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는 물론, 마치 그 과거 속으로 들어가 그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그런 현장감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역사 동화의 주인공, 아이들입니다. 내 또래가 바라보는 "현실"이 어느덧 나의 현실인 것처럼 느껴져 깊이 공감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시리즈의 그 세번째 이야기는 고려입니다. 원이라는 나라 이름을 갖기 전의 몽골은 고려를 쳐들어왔습니다. 임금은 몽골에 머리를 숙이고 무인들을 자신의 손 안에 넣고자 했지요. 삼별초는 처음엔 원종을 도와 무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지만 결국 삼별초를 해산하기로 한 원종에게 큰 배신감을 느낍니다. 위기에 선 삼별초는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왕을 내세우고 고려-몽골 연합군에 대항하여 싸우기로 하지요.

 

 

이야기는, 좋은 나라가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주사로 향하던 송진의 아버지가 몽골의 장군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 송진이에게 몽골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나쁜 군사들로, 삼별초는 쓸데없이 전쟁을 일으켜 백성들을 힘들게 한 군사들로 생각되지요. 그저 평범하게 자신의 집에서 살아가길 바라던 송진으로선 너무나 당연한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몽골의 첩자가 되면서 비슷한 나이의 테무게를 만나고 몽골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가하면 진도에서는 삼별초의 대장 배중손의 딸 선유를 만나면서 고려 사람의 자부심도 알게 되지요.

 

 

그렇다고 해도 전쟁은 많은 사람의 못숨을 빼앗는 끔찍한 일입니다. 특히 진도에서의 마지막 항쟁은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많이 안타깝습니다. 첩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송진이는 선유를 몽골로 보내고 결코 편안한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선유의 심지있는 말 한마디에 고향으로 돌아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요.

 

 

이야기의 뒷부분에는 자칫 오해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삼별초가 어째서 새로운 임금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는지, 원종은 왜 몽골과 손을 잡을 수 없었는지, 삼별초 항쟁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이야기 밖으로 나와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죠. 이 설명 중 "백성들이 호응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야"(...본문 중)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삼별초 항쟁은 그래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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