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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 동화집 ㅣ 동화 보물창고 45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2월
평점 :
<<눈의 여왕>>에 이어 <<그림 형제 동화집>>으로 고전 동화를 다시 만났다. 아주 고전적인 느낌의 아서 래컴의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그림 형제 동화집>>은 우리가 아는 기존의 "그림 동화"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일러스트처럼 어둡고 음침하고 어딘가 으스스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큰 골자는 어릴적부터 접해 오던 그 그림 동화와 다를바가 없기에 익숙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번 권에는 모두 열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백설공주>에서부터 <헨젤과 그레텔>이나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같은 작품에서부터 <홀레 할머니>나 <오누이> 등 조금은 낯설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작품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그림 형제의 이야기들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림 형제 동화집을 원작으로 읽으며 낯선 것들이 생소한 제목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대신 <들장미 공주>라든가, <신데렐라>의 이름이 사실은 "아셴푸텔"이라든가 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아는 내용보다 축약되었거나 생략되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은 아마도 다양한 형태를 거치며 늘어나고 고쳐진 이야기들을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림 형제 동화집>>의 원작이 다소 무겁고 어둡게 느껴지는 것은 그림 형제가 돌아다니며 모은 전설 혹은 전래 동화들이 과장되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위해 다소 고쳤다고 할지라도 그 이야기 속에는 많은 암시와 비유가 들어있을 것이다. 특히 그림 형제가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고치고 다듬으며 현실을 고려하고 당시의 사회상을 담으려 했다는 것이 이 원작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덜컥 겁이 난 방앗간 주인은 늑대의 앞발을 하얗게 만들어 주었어요. 그래요, 이런 게 우리 인간의 모습이지요."...96p
이솝 우화처럼 교훈만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 그림 형제 동화집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때문에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은 다소 비틀려있기도 하고 완벽하지도 않고 오히려 과장된 듯한 특징을 지닌다. <용감무쌍한 꼬마 재봉사>는 실제로 용감무쌍하다기 보다는 자신의 꾀로 여러 적들을 물리치며 임금님의 자리에까지 오르고 <황금 머리카락 세 가닥을 가진 악마>의 소년 또한 자신의 기지로 임금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개구리 임금님>은 공주에게 벽에 던져졌는데도 왕자로 변하는가 하면 <라푼첼>의 왕자 역시 공주를 구하기는커녕 두 눈을 잃고 헤매다 라푼첼을 만나는 등 우리가 아는 이야기와 전혀 다른 결말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형제 동화집>>의 큰 흐름은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이다. 우리 삶의 변하지 않는 진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