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처음 읽는 인문동화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 ㅣ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1
김선희 지음, 강경수 그림, 황희경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월

최근 들어 인문 고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인문 고전을 아이들에게 읽히기란 또한 쉽지 않지요. 자칫 잘못 다가가면 지루하다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기에 인문 고전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루하고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면 되겠죠.

인문 고전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인문 고전을 출판해 온 주니어김영사에서 조금 어린 아이들을 위한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가 나왔네요. 아주 반갑습니다. 초등 중학년이나 저학년 아이들도 아주 쉽게 읽고 감명 받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에요. 그 첫번째 책은 바로 <<공자 아저씨니네 빵가게>>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공자님의 말씀과 함께 그 뜻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되어있지요.

환희는 힘들어요. 행복하던 가정이던 환희네는 지금 아주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거든요. 갑자기 아빠의 사업이 망해 지하 단칸방으로 이사하고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여러 가족을 힘들게 하죠. 엄마는 하루종일 일하고 들어오면 지쳐 따뜻한 말 한마디는 커녕 인상만 쓰고 계시고 아빠 또한 취업이 되지 않아 아주 괴로워하시죠. 그런데 이런 힘든 상황은 환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와요. 급식비를 내지 않아 점심을 먹지 못하게 된거죠. 환희는 견딜 수가 없어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 이런 상황이 억울하고 자꾸 화가 나가만 하죠. 그때 바로 공자네 빵가게를 만나게 됩니다.

환희는 공자네 빵가게 구 아저씨를 만나면서 자신의 상황을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이해할 뿐만아니라 자신이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각 챕터마다 소제목과 공자님의 말씀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어려운 말이 아니고 이렇게 뜻을 적어주니 더욱 쉽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환희의 처지에서 비롯된 설명을 읽기 때문에 그 내용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죠.

"진정한 학문이란 말이다.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혹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란다.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거야."...43p

"무언가를 제대로 아는 것은 아는 것이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모르는 거야. 이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이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이란다."...44p

그냥 이렇게 말씀만 읽는다면 아이들은 또 다른 사람의 잔소리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환희의 처지에서 함께 공감하면서 듣는 이 말씀들은 자신에게도 같은 영향을 줄 거에요. 더욱 마음에 와 닿는 거죠. 처음에 이렇듯 말씀을 동화로 이해하고나면 그 다음 인문 고전을 접해도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대신 그 말씀을 새겨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거에요.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인문 동화책으로 딱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