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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뷔크 마을의 아이들 ㅣ 문학의 즐거움 27
마리 맥스위건 지음, 윤미성 옮김 / 개암나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표지에 만화 같은 예쁜 그림에 반해 고른 책이지만 뒷표지를 읽더니 아이는 감동적일 것 같다는 감상을 내놓는다. 그리고 책장을 넘겨가면서는 점점 흥분한다. 아이가 그렇게 된 이유는, 이 동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가장 크고 자신의 나이와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 아이들이 모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데에 있다. 아이들에게 닥친 위험이 클수록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더욱 커질테니까.
<<리스뷔크 마을의 아이들>>은 제 2차 세계 대전이 배경이다. 1940년 노르웨이의 선박 보마 호가 약 9백만 다달러 정도의 값이 나가는 지금(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황금)을 싣고 미국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금괴들을 배에 실은 주인공은 다름아닌 노르웨이의 아이들이었다고. 동화는 바로 이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썰매와 스키를 타 온 아이들, 즐겁게 눈싸움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마냥 행복해야 할 아이들에게 조금씩 어둠이 다가온다. 바로 "전쟁" 소식이다. 아주 작은 마을이고 산 속 깊숙이 자리한 위치 덕분에 전쟁 같은 것은 우리와 먼 얘기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어느새 독일군은 이들 가까이까지 다가와 있었다. 어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노르웨이의 지금을 어떻게 하면 독일군에게 빼앗기지 않고 미국으로 옮겨 자국민들을 도울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돕기 위해 "나라를 지키는 어린이 모임"이 탄생한다. 썰매를 타고 노는 아이들로 위장하여 썰매 아래 지금을 숨겨 매일 약 12마일의 거리를 달려 배에 옮기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시때때로 독일군들을 만나기도 하고 도처에 스파이가 없을까 걱정되기도 할 터인데... 그래도 아이들은 조국을 위해, 전쟁에 나간 가족들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금괴를 옮긴다.
처음 아이가 예상한대로, 그리고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긴장감을 가졌기 때문에 마지막 결말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아이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때 당시의 상황을 궁금해한다. 폴란드라는 나라가 왜 가장 먼저 독일에 점령당했는지, 그 이후 노르웨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다시 한 번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읽기 위해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