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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ㅣ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권일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이 소설, 만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도저히 참을 수 없게 하는 장면들이 속속 숨어있다. 도저히 "명탐정"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처럼 이상하고 괴짜인 우카이 탐정이나 그의 주변인들도 그렇고, 커다란 마네키네코가 등장하는 두 건의 살인사건도 그렇고, 10년 전 사건부터 등장하여 이 소설의 주축인 듯이 보이는 다카바야시 경부까지...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하다. 한마디로 허점도 많고 빈틈도 많다. 그런 그들이 모여 하나인 듯 보이는 세 건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자체가 넌센스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허술해보이는 여러 건의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은 마치 수레바퀴가 굴러가듯 작가의 위트와 유머를 지니고 함께 잘도 굴러간다. 살인사건을 해결할 완벽한 이미지의 탐정이 아니라는 사실은, 소설을 가볍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웃고 즐기는동안 독자들은 어쩌면 사건의 실마리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을까?
"미케코의 실종, 그리고 도요조 씨와 이와무라의 죽음, 그리고 10년 전 그 사건까지 모두 한 가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어. 적어도 미케코 실종 사건을 독립적인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돼. 그건 이 일련의 사건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만 한다는 생각이야. 결국 미케코는 퍼즐을 이루는 한 조각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지."...278p
한 마리의 삼색고양이 찾기에서 살인사건 해결에 이르게 되는 우카이 탐정의 비범함은 이렇듯 만화같은 설정 속에서 더욱 빛나는 듯하다.
또 한 가지... 일본의 식당이나 점포 앞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 고양이, 마네키네코에 대한 탄생 비화와 전설,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 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