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김작가의 시시콜콜 사진이야기
김한준 지음 / 엘컴퍼니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 우리에게 사진이 이렇게 가까워졌을까...싶다. 물론 내 어린 시절부터도 무슨 날, 무슨 날이면 사진기를 꺼내들고 모두 폼 잡고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고 가끔 그렇게 쌓인 앨범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긴 했지만 무슨 날이 아닌 그냥 일상 속에 사진기가 들어온 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이다. 모든 것이 처음인 그 때, 그 처음 하나하나를 다 기록하고 싶어서 매일같이 사진기를 곁에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셔터를 눌러댔다. 물론 그때는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었다.

 

일명 디카. 이 새로운 물건이 유행하고 널리 보급되면서 집집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더욱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더욱 선명하고 더욱 아름답고 더욱 작품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고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은 "삭제"를 할 수 있는 이 편리함이란! 그렇게 무슨 날을 기념하고 누군가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닌, 그냥 마음에 드는 사물이나 풍경 등 작품 같은 사진들을 전문 사진가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찍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젠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좋은 카메라에 관심을 갖고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까칠한 김작가의 시시콜콜 사진이야기>>는 마치 에세이와 같다. 성공한 커머셜 사진 작가로서 후배들에게, 학생들에게, 사진을 잘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조금 나눠준다. 하지만 그 방법이 학구적이거나 계산된 것이 아니기에 그저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양한 경험과 사소한 감동은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의지의 근원이다.

마음을 열고 경험하고 감동을 받아라.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첫 번째 비법이다."...19p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한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그저 꾸준한 노력과 계획, 아이디어와 성실함이 다가 아닐까. 서둘지 않고 경험을 쌓고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생각하여 자신만의 느낌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 이것을 어떻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결국은 자신의 몫인 것을.

 

"사진을 글로 배우지 말자.

찍고 또 찍고 실패하고 다시 찍다 보면 당신만의 규칙이 생길 것이고, 그런 경험을 통해 터득한 규칙은 나만의 '스타일'로 자리 잡게 된다."...256 p

 

그럼에도 김작가는 전문 사진가로서의 깨알같은 노하우를 살짝 살짝 숨겨놓았다. 각 페이지마다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미션도 있다. 에세이 같은 글들이 마음에 더 와닿는 이유는, 그런 그의 세심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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