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즐거운 나의 집>>을 읽었다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 책이 읽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아픔과 사랑, 성장이 함께 어우러진 그 책의 느낌이 좋아서 계속 연장하고 싶은 느낌. 그리고 마치 그 느낌을 잘 알겠다는 듯이 이번엔 에세이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뭐랄까. 느낌이 사뭇 다르다. 책을 소개하는 책을 무조건 좋아하는 나조차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잠깐씩 졸기까지 했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책이(그 책이 삶을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격려를 해준다고 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그의 딸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책을 접하는 사람들의 느낌은 저마다 달라서 한 권의 책을 놓고도 그 느낌과 의견이 분분하다. 그건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과 생각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좋았는데 너는 왜 그래? 라든가 그 책이 정말 좋다구? 식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내게는 언제든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에 비해 이 책이 다소 건조하고 단조롭게 느껴진 것은 내 취향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장에 이르렀다. 언젠가 읽어보겠다고 위시리스트에 넣어놓고 아직도 읽지 못한 책. 잠시 망설였다. '내가 직접 읽고 싶은데 이 소개를 읽고나서 읽기 싫어지면 어쩌지?' 하고 망설임 잠깐. 그리고는 읽기 시작한 후 조금 후에 난 작가처럼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계속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읽기 시작하면 눈물이 핑 돌았다.

 

" '아아 이런 때야'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저마다 '아아, 이런 때야.' 라는 지나가 버린 한 순간을, 슬픔을 간직한 채 살고 있다.  ...55p

 

이 소개를 읽기 전에 했던 잠깐의 고민은 사라지고 꼭...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책만큼은 꼭 소장해야겠다, 생각했다.

 

난 이 책을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모음이 아닌,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생각했다. 아마도 그래서 건조하게 느껴졌었나보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보니 그 감정이 조금씩 전해졌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을 딸의 모습처럼 이 어머니의 조언조차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순간을 살아라"는 말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과정이야 어떻든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하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라는 말.

 

내 아이가 가장 힘들 나이가 되면, 나도 이렇게 한발짝 물러서 내가 알고 있는 인생의 길을 알려줄 수 있을까. 모든 말이 잔소리로 들릴 그 나이에 어떻게 아이와 소통할 수 있을까. 일주일에 한 번 함께 읽는 책으로 혹은 서로에게 권한 책으로 이렇게 인생의 조언을 담아 아이에게 내 마음을 전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때문에 이 책의 감동은 마지막 위녕의 에필로그를 읽은 후에야 더욱 진하게 전해지는 것 같다.

 

운동 가야 하는데, 비가 올 것 같은 이런 쓸쓸한 날씨라니... 나도 오늘은 패스! 창밖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커피 한 잔 타다 놓고 또다른 책을 들고 하루를 만끽해야겠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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