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최고의 날
카를로스 발마세다 지음, 박채연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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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이 책의 결말을 미리 예측했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왜일까... 언젠간 그렇게 될 거라고 조금은 예상 했으면서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올 때까지 정확한 결말을 알 수 없었고 때문에 무척 놀랐다. 아마도 그 전까지 사랑에 흠뻑 빠져 있으면서도 그녀가 쓰는 논문처럼 어느 정도는 객관적인 시선을 계속해서 유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체 줄거리를 요약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자면 굉장히 통속적인 이야기인데,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무척이나 차원 높게 읽히는 작품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났다. 이들은 만나는 순간부터 사랑은 불꽃처럼 일어나 한 여자는 자신의 곁에 있던 남자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사랑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날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악몽.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랑이 아닌, 이 활활 타오르는 욕망과 집착의 사랑은 여자에게 다양한 감정들을 전해준다. 이 감정들로 인해 그녀의 무의식이 꿈으로 그녀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일까?

 

소설은 파울리나 바르톡의 사랑과 그녀가 쓰는 논문 <사랑과 연인들의 책> 본문으로 나뉘어 있다. 그녀가 논문에 쓴 내용은 사랑의 정의, 사랑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감정들, 연인들의 행보,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각종 신화와 이야기 속의 사랑 이야기들에서 걸러낸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양한 연인들의 결말이다. 이야기는 또 존재한다. 바로 그녀가 꾸는 꿈들. 언제나 힘들게 깨어나게 하는 이 악몽들은 신화에서부터 오페라, 소설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각색되어 그녀의 이야기로 재탄생된다.

 

처음엔 논리와 비논리성, 주관성과 객관성, 이성과 감성이 오고가는 소설에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이 모든 것들은 파울리나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갖게되는 갖자지 감정들을 우리는 파울리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행복, 욕망, 불안과 집착, 그리고 복수의 감정까지...

 

"고통에 굴복한 그 여자들이 마음에 안 들어. 나는 아르테미스의 복수가 더 나은 것 같아."...262p

 

연인에게 버림 받고 혹은 어쩔 수 없이 사랑이 끝났을 때... 그 괴로움을 더이상 견딜 수 없다면 그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 한쪽은 자신을 희생하고 한쪽은 상대방을 희생하기 위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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