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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ㅣ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리즈 소설은 일단 눈길이 간다. 그렇게 눈길이 가버리면 모두 다 읽어버리고 말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인 걸까? "고양이"와 "추리"라는 단어가 함께 제목에 들어가니 일단 궁금하다. 밝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 고양이" 시리즈는 추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추적, 괴담, 랩소디, 사랑의 도피, 공포관, 기사도의 장편소설 외에 운동회, 깜짝 상자, 크리스마스의 단편소설까지 모두 아홉 권이 있나보다. 한 시리즈로서는 꽤 많다. 그 첫 권인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조금 의외였다.
우선... 피도 못보고 높은 곳도 못올라가고, 체력도 따라주지 않는 비실비실하여 붙여진 "아가씨"라는 별명이 잘 어울릴 정도로 어리버리한 경찰 가타야마가 주인공이다. 보통의 추리 소설에서 왠만큼 중심을 잡고 있는 주인공들과는 정반대다. 게다가 "똑똑한 고양이"로 등장하는 삼색고양이 홈즈의 의인화가 없다. 그러므로 홈즈가 알려주는 힌트인 모든 것들이 그저 우연인지, 아니면 정말로 인간보다 더 추리력이 좋은 것인지도 확인 불가능하다. 그래도 이 두 주인공의 호흡은 최고다. 홈즈의 힌트를 알아차리고 제대로 추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타야마는 사건을 하나 하나 풀어나간다.
한 가지 사건이 아니라 이 사건에 또다른 사건이 얹혀지고 알 수 없는 살인이 계속되면서 소설은 독자들을 강력하게 흡인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도 몇몇 눈에 띈다. 우선... 추리하는 데에 잼병인 내가 소설 중간에 두 사건의 범인을 모두 알아차렸다는 점(그 많은 추리소설 읽으며 처음이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는 점이다. 죄를 지으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약속이나 한 듯 죄책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말은 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밝아질 수 있던 소설이 좀 애매해졌다.
추리편의 뒤편들은 좀 어둡게 나오던 가타야마의 여동생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소설이 조금 밝아진다고 하는데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시리즈를 모두 읽겠다...고 다짐했던 것들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아쉬움을 남겼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