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새싹 인물전 45
김은미 지음, 유승하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허난설헌이라는 이름은, <홍길동>을 쓴 허균의 누이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뛰어난 글재주로 그 이름을 알린 것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당대의 문장가들처럼 널리 읽히고 추앙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허균의 도움으로 몇몇 그녀의 글솜씨를 알 수 있는 책이 남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제 여성들이 자신들의 재주를 드러낼 수 있는 이 시대에 와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지요.

 

위인전의 다소 허황된 묘사보다 그 인물의 사실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업적을 설명해주는 "새싹인물전"의 45번째 이야기 인물이 바로 "허난설헌"입니다. 허씨 집안의 다섯 문장가로 이미 어려서부터 그 재주를 드러낸 초희의 탄생에서부터 어떻게 그 재주를 가족에게 인정받고 여자임에도 글공부를 할 수 있었는지, 여자가 글공부를 해서 뭐하냐는 주위의 시선에 얼마나 마음 아프게 자신의 마음을 다스렸을지가 그녀의 시와 함께 펼쳐집니다.

 

 

 

위 시는 <가난한 여자의 노래>라고 한답니다. 유복하게 지냈지만 자신과 다른 처지의 사람들도 이해할 줄 아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뛰어난 글솜씨를 가졌음에도 오히려 그 재주 때문에 시댁에서 박해를 받고 주위 사람들의 질타를 받는 그녀가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괴로운 현실을 벗어나고자 환상적인 선녀의 이야기를 담은 시를 쓰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습니다. 그 모든 멍울이 모여 젊은 나이에 그녀가 세상을 떠나도록 부추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지은 수많은 아름다운 시들이 그녀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허난설헌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요? 또 우리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여자들의 재주를 펼 수 없는 그 시대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여자들이 글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그당시의 사회상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균의 누이가 아닌, 뛰어난 글솜씨를 지닌 문장가 허난설헌의 이야기는 여자로서 더욱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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