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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 흑인 민권 운동의 역사를 새로 쓴 한마디 ㅣ 더불어 사는 지구 37
파올라 카프리올로 지음, 김태은 옮김, 이우건 그림 / 초록개구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로자 파크스라는 이름은, 이 분의 단독 이름으로서가 아닌 마틴 루터 킹의 위인전을 읽으면서 알게되었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더욱 인종 차별이 심했던 남부에서 대대적인 인권 운동이 일어난 시발점이 된 사건의 한가운데 바로 이 로자 파크스라는 여인이 있었죠. 이름만 잠깐 언급되었던 그 책에서는 그분의 위대함이 그리 잘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운전사의 요구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고 경찰에게 잡혀가면서 그 이후 대대적인 운동이 일어났다는 사실만 나왔어요. 하지만 그 짧은 설명만으로도 로자 파크스라는 이름은 아주 깊게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싫어요!>>는 운전사의 요구에 당당하게 "싫어요!"를 외친, 그래서 그 이후 인종 차별 버스가 사라지게 만든 장본인인 로라 파크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일 앞에 서서 노예 근성과 패배감에 젖어있던 흑인들의 머리를 깨운 많은 이들(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하여)의 뒤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는 로라 파크스가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말이에요. 사실 그저 또하나의 이슈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용기있는 그녀의 행동으로 역사는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1/10/13/21/yhkles_2886298634.JPG)
"이 세상의 어떤 힘도 로자를 가로막을 수 없었다. 로자는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믿었다. 자신이 한 일은, 백인이든 흑인이든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자긍심은 꼭 지켜져야 하며 누구라도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지레 겁을 먹고 로자가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는 다른 흑인들의 이름을 걸고 한 행동이기도 했다. "...11p
링컨이 남북전쟁을 이끌어 승리를 하고 엄연히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오랜동안 또하나의 악법(짐 크로 법)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피부의 색이 도대체 뭐가 중요할까요.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사람들은 자신이 똑같은 처지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걸까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1/10/13/21/yhkles_2976272269.JPG)
로자 파크스는 강인하고 억센 남성이 아닙니다. 체구도 작고 매일 일해 생활을 해야하는 가녀린 여성이었어요. 하지만 자신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부당하다고 느꼈을 때에는, 그 누구보다 용기있게 당당하게 행동했습니다. 그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이었어요. 목숨이 위협받고 가족이 위험에 처해도 자신이 옳다고 믿은 일에 대해 확신을 갖고 행동할 수 있는 신념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자신을 영웅이라고 여기지도 않고 그저 누군가가 총대를 매야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자기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거지요.
어떻게보면 <<싫어요!>>는 로자 파크스의 위인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을 통해 인종차별과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지금은 모두가 평등한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 주위에 어떤 불평등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할 거리가 잔뜩 있습니다. 지난 역사를 배우는 건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이 사회 어딘가에선 많이 부당하고 불평등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정말로 모두가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