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스티커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5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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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방귀 대장과 방귀 대원이 있다. 워낙 대장이 아무 거리낌없이 빵빵, 뿡뿡, 파바박! 하고 뀌기 때문에 대원도 시도때도 없이 뿡뿡거린다. 낮에 그렇게 혹사당해 누렇게 뜬 얼굴로 고상한 척 하다가 난 밤에 복수를 한다. 그렇게 우리집은 가끔 방귀 얘기로 한바탕 자지러지게 웃는다. 가족이라서 그렇다. 매일 얼굴 부대끼고 함께 생활하고 언제나 무엇이든 이해해주는 가족이니까 방귀를 뀌든 무얼 하든 그다지 창피하지 않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달라진다. 특히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놀리면 그 상처입은 마음은 꽤 오래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방귀가 내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 <<방귀 스티커>>의 민구가 십분 이해되고도 남는다.

 

수업시간에 살짝 안들키게 뀌었던 방귀로 아이들에게 면박을 당하자 급기야 민구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수업 중간중간에 화장실로 뛰어가 방귀를 뀌는 일까지 생긴다. 또 창피를 당하고 싶지는 않은데 아무때나 자꾸 나오려는 방귀가 얼마나 야속할까. 선생님께 주의를 듣고도 화장실로 달려갈 수밖에 없는 민구가 정말로 불쌍하다. 그런데도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아마도 방귀 얘기라서 그런가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어진 건 민구의 고민을 해결해주신 선생님 덕분이다. 무엇이든 참으면 병이 되는 법. 민구의 해결책으로 "방귀 스티커"를 생각해내신 선생님 덕분에 민구는 이제 교실에서 마음껏 방귀를 뀔 수 있게 되었다. 그뿐아니라 우승을 노려 큰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처음엔 낯설어 하던 아이들이 이 칭찬 스티커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방귀 스티커로 인해 차츰 아무 의식 없이 방귀를 뀌기 시작한다. 그 첫타자로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크신지~!^^ 정말 멋진 선생님이 아닐 수가 없다.

 

"너희들이 방귀를 편하게 뀌면서 더 밝아지고 건강해진 것 같아서 선생님은 아주 기분이 좋다. 세상에 방귀를 편하게 뀔 수 있는 사이는 별로 없다. 너희는 서로에게 그런 특별한 사이가 된 걸 잊지 마라."...58p

 

맞다. 방귀를 트는 건 아주 친밀한 사이라는 증거다. 뻔뻔한 게 아니라 그만큼 편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니까. 민구네 교실에선 뿌뿡~하고 아무때나 방귀 소리와 냄새가 나겠지만 억지로 참고 화장실로 뛰어다니던 때보다 훨씬 더 사이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아이 동화책이지만 나도모르게 얼마나 키킥거리며 읽었는지~! 재미와 감동, 교훈까지 세마리 토끼를 모두 지닌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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