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 시읽는 가족 13
이정환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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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왔어요. 늦잠꾸러기인 가족이 여행 때에는 그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도 챙겨먹고 새벽 안개 맞으며 마구~ 돌아다녔지요. 도심 속에서 새벽 안개는 스모그라 안좋다지만 여행 간 시골에서는 그 새벽 공기가 얼마나 상쾌하고 가슴이 뻥~! 뚫리던지요.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바쁜 일상 속에서 잘 보이지 않던 수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이른 아침, 나무마다 가득가득 무언가가 반짝입니다. 저게 뭘까~ 가만히 다가가 바라보니, 이슬에 젖은 거미줄이에요. 나무마다 그렇게 많은 거미줄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거미줄이 새벽 안개에, 이슬에 젖어 모습을 드러낸 거지요. 아주 얇디얇은 거미줄마다 이슬이 대롱대롱 매달려 반짝입니다. 참 신기한 광경이었어요. 세상은 언제나 같은 모습인데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는 그런 마음들을 담은 동시집이에요. 책 표지엔  "동시조집"이라고 나와있지만 특별히 동시를 읽으며 동시와 동시조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다른 동시들에 비해 좀 더 감각적으로 느껴질 뿐이에요.

 



 

평소엔 아무생각 없이 지나치던 일들이 문득, 궁금하게 느껴지거나 신기하게 생각되던 적이 있었나요?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잠깐 생각마다 말고 또다시 잊어버릴 수도 있고 좀 더 감성적인 친구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걸 표현해보려 노력 할 수도 있지요. 이 동시조집은 바로 그런 책이에요. 시라는 문학이 원래 좀 그렇기는 하지만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는 조금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1부, 2부는 봄날에 느껴지는 봄기운이 가득한 동시들을 모아놓았어요. 읽고있으면 어느새 내 마음도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냥 "봄이다"가 아니라 이래서 봄이고 저래서 봄이고.. 아..이런 것들이 모여 봄이구나~! 하는 느낌이지요. 그런가하면 검정 비닐봉지가 새처럼 보이기도 하고 매미 소리가 "나 여기 있어요~"로 표현되기도 하고, 때론 마음 한구석 조금 아픈 부분을 살짝 보듬어주는 듯한 동시도 있죠.

 

3부, 4부는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직접적으로 담고 있어요. 졸려하는 엄마에게 잠을 빼준다는 귀여운 말도 하고 선생님께 사랑받고 싶어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그대로 표현되어 있지요. 예쁜 눈으로 바라본 자연과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예쁜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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