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마음 속에서 나쁜 마음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상대가 부모이건 친구이건, 내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더 잘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 상대가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을 때... 그렇게 속상하고 짜증나는 마음을 살짝 드러낸 적이 있죠? 그것도 일부러 말입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 마음 좀 알아달라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런 나의 행동이 또다시 상대를 불편하고 속상하게 한다면... 그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지요. 하지만 누구 한 번씩은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 자신을 반성하고 고쳐나가게 되는 거지요. <<안믿음 쿠폰>>은 어린 아이에서 이제 소년 소녀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 동화단편집입니다. 마구 떼를 부릴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나이도 아니지요. 이제 조금씩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우선 내 마음이 불편하여 생각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습니다. 나쁜 말이 먼저 입에서 나가고, 자꾸만 상대와 대치하게 되어버리죠. 자신도 부모에게 사랑받고 응석부리고 싶은데 줄줄이 동생들을 돌봐주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닌 기준이나<야단법석 가출 소동>, 갑자기 생긴 몽골 엄마와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몰라 기분 내키는대로 마구 말해버린 성연<초원을 찾아서>, 가족이니까 친구니까 봐주겠지..하고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자신은 되갚아줄줄 몰랐던 믿음이<안믿음 쿠폰>, 친한 친구 윤재와 사귀지 못하게 한 엄마가 미워 일부러 문제아가 된 준수<우주 최강 문제아>... 모두 나름의 이유는 갖고있지만 조금씩 실수를 하게 된 친구에요. 마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죠. 나도모르게 행동하고 말하고는 뒤돌아 후회합니다. 마음 속 깊이에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있는거죠. 그러니 얼마나 착한 아이들이에요? "믿음이는 쿠폰들을 주워 모아 주머니에 넣었다. 주머니에서 쿠폰이 만져졌다. 마음이 부끄러움으로 가득찼다. 얇은 종잇조각들이 이렇게 무거운 줄 전에는 몰랐다."...67p 잘못된 행동 후 반성하고 바로 행동 교정을 하는 아이들에 비해 이 단편집의 어른들은 조금 얄밉습니다. 기준이의 부모는 장남을 그토록 믿으면서 그 앞에선 애정을 표현해주지 않고 믿음이의 집안 어른들은 믿음이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따끔하게 혼을 내주기보다는 어영부영 또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들죠. 준수의 엄마 또한 편부모의 아이라는 잣대로 윤재를 평가했구요. 물론 우리 주위 흔히 있을 수 있는 부모들의 모습이긴 하지만 막상 착한 아이들과 대비되어 읽으니 부모로서 조금 씁쓸함을 느낍니다. 그만큼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희망이 되어주지 못하는건가..싶어서 말이죠. 반면 친구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거나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아이의 새로운 면을 보고 그 친구를 인정해주고, 부모의 잘못 또한 깨우치게 하는 이 단편집 속의 아이들은 참으로 곧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의 세상은 지금보다는 훨씬 나으리라고, 그런 희망을 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