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캐러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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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아이 책을 읽으며 울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다 만 울음이 아니라 한참이나 코가 막히고 눈물이 흘러서 옆에 있던 아이가 알아차렸다. 먼저 읽은 아이는 내가 읽던 페이지를 들여다보더니 "그래, 거기가 그래"라며 마치 선배처럼 말한다. 결코 길지 않은 이 이야기 속에는 이별과 슬픔, 하지만 아름다움과 사랑이 가득 들어있다.

 

알제리 사막에서 자신들의 민족을 인정받으려 묵묵히 사막 한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하라위 난민들을 알고 계시는지. <<안녕, 캐러멜>>은 이 사하라위 난민촌에서 살아가는 한 귀머거리 소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민족이 처한 상황은 다분히도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화 속에서는 그런 상황 같은 건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험한 자연 속에서 묵묵히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그 방식만을 보여줄 뿐.

 

들을 수 없어 말할 수도 어떤 대화도 불가능한 소년 코리는 자연히 자신의 이름이 코리인 것도 모른다. 단지 입이 오물거리는 모양을 보고 생각할 뿐이다. 자연히 외톨이로 외롭게 자라던 소년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생겼다. 삼촌이 키우던 암낙타가 새끼를 낳았고 그 새끼와 코리는 아주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어나간다. 항상 입을 오물거리는 캐러멜을 보며 코리는 이 어린 낙타가 자신에게 말을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그들의 우정이 쌓여나가며 코리는 캐러멜의 말을 알아듣게 된다. 그리고 그 말들은 언제나 아름다운 시가 된다.

 

캐러멜이 왜 희생제물이 될 수밖에 없는가를 두고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문화이며 생활이다. 억지로 만들어낸 상황이 아닌, 자연스런 그들의 생활 속 모습. 아마도 그래서 코리와 캐러멜 모두 그 상황을 가슴에 묻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그들의 억압된 슬픔이 독자들로하여금 더욱 큰 슬픔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시 한 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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