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의 표지를 보면 무척 어린 느낌이 드는데 2권에선 셜록이 훌쩍 커버린 듯하다. 소설 속에선 똑같은 열네 살인데도. 어쩌면 이 표지에는 셜록의 정신적인 성장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지 않고 시니컬한 면모를 보였던 셜록이 판함에서는 매일같이 모험이다. 아니 사건이라고 해야할지도. 이 모험은 셜록이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심각한 일이 발생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그에 호기심을 느껴 몸소 움직여 사건을 파헤치는 것은 셜록의 몫이다. 크로 선생님에게서 배운 관찰력과 환경 속에 녹아드는 법, 추리하는 능력까지 가해져 그저 민숭맨숭했던 셜록의 인생이 뭔가 바뀐 것 같다고 스스로도 느낀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곳에서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탐정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코난 도일이 생각하는 셜록 홈즈와 완벽히 일치시키기 위해 앤드루 레인이 쏟았을 정성이 느껴진다. 소설의 뒷이야기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그 앞의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심하게 이후에 셜록과 배치하게 될 악당들을 복선으로 깔았다. 그리고 이 첫만남이 얼마나 눈부시고 의미 있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거기에 청소년이 겪을만한 첫사랑도 함께.^^ "이 일련의 사건들은 네 인생에서 결코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게 아니야. 넌 그 사건들로 인해 다른 사람이 된 거야. 그리고 그건 그 이야기가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는 의미이기도 해."...213p 정말로 우리가 아는 셜록에게 어린 시절이 있다면 딱 이랬을 것 같으니 작가로선 성공이다. 대영제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관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 또한 그시대의 산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