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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개는 이제 그만!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9
고든 코먼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하루종일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사는지 알고 있는지. 때로는 사람들과의 관계 필요성 때문에 하얀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혹은 그저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에는 어떤 거짓말도 하면 안된다고 교육 받으며 자라지만 크면서 나도 모르게 하는 경우도 생기고 어쩌다보니 하게 되는 경우도 생겨서 어른이 되면 더 많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죽은 개는 이제 그만!>> 속 월러스는 아버지의 입만 열면 하는 거짓말 때문에 절대로 자신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 결심은 월러스에게 아주 중요한 가치관이라서... 그리고 십사 년이라는 세월 동안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다보니 이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닥쳐온다.
<내 친구, 올드셰프>를 읽고 독후감을 써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명작이라고 일컫는 이 고전에 조금만큼의 감동도 느끼지 않은 월러스는 독후감도 자신의 느낌대로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담당 교사 포걸먼 선생님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모욕당한 것 같은 느낌에 근신 처분을 내리고 자신의 연극반 연습 때에 곁에서 독후감을 다시 쓰도록 한다. 미식축구 후보 선수였던 월러스는 작년 게임의 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런 그가 근신 처분으로 연습도, 시합에도 나가지 못하게 되자 많은 이들이 그가 어서 경기장으로 돌아오기를 바랐지만 월러스는 자신의 느낌을 속이고 거짓 독후감을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혹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읽는 사람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도 있건만 왜 포걸먼 선생님은 월러스에게 근신 처분을 내렸던 걸까? 어쩌면 너무나도 당당한 월러스의 태도가 거슬렸는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연극반에 월러스가 참여하면서 많은 대사를 현대적이고 느낌에 딱~! 맞게 고치면서 포걸먼 선생님의 위치에 위협을 느꼈는지도. ^^
절대로 자신의 뜻에 굽히지 않고 행동하는 월러스는 그야말로 우직하다. 하지만 때론 이러한 대쪽같은 곧음은 사람들의 원성과 시기를 사기도 한다.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상황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겐 믿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월러스가 결국 그 꺾이지 않는 정직함으로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놀라워라! 연극 연습을 하는 곳에서 근신을 받느라 시작된 <내 친구, 올드셰프>가 조금씩 내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내가 연극과 이해관계각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147p
참으로 유쾌하다. 왕따를 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어도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월러스가 참 매력적이다. 그 외에도 저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많은 캐릭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주장하는 식으로 펼쳐지는 서술도 이색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