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드래곤즈 책벌레만 아는 해외 걸작 5
에디스 네스빗 지음, 우혜인 옮김, 이상민 그림 / 아롬주니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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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상하는 모습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용은 동, 서양 모두에게 친근한 이미지의 상상의 동물이다. 그 존재에 대한 시각은 좀 다를지라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용이 아닐까 싶다. 특히 서양에서는 용에 관한 각종 전설이 내려온다. 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 용들은 공주를 위협하는 악동이나 기사와 대립하는 존재로서 부각되었다. 사람을 잡아먹고 마을을 헤치니 무찔러야 할 공공의 적이 된다. 그럼에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옛이야기 속의 정형화 된 용의 모습이 굉장히 자주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블 드래곤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의 대모인 "에디스 네스빗"의 단편 일곱편을 모아놓은 동화책이다. 어떻게 이리도 다양한 용의 이야기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일곱 편의 이야기는 비슷한 듯 서로 다르다. 무엇보다 서양에서 정형화 된 용이나 공주, 왕자 혹은 기사들의 이미지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고 이야기 전개는 그 옛이야기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인 듯하다. 같은 이야기 하지만 주인공들의 다른 성격은 다른 결말로 이끌어낸다.

 



 

<라푼젤> 이야기가 떠오르는 <아홉 개의 소용돌이 섬>에서는 마녀 역할울 공주의 아버지, 곧 왕이 맡고 있다. 기존의 씩씩하고 용감하며 거칠 것 없는 왕자와는 조금 다른, 그저 호기심에 섬 근처에 갔다가 공주와 마녀의 도움을 받아 공주를 구출하게 되는 나이젤의 캐릭터도 신선하다.

 

그런가하면 <용 조련사>에서는 아예 공주나 왕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마을을 위협하는 용을 길들이는 것은 대장장이의 아들 조니와 그의 여자친구 티나. 먹이를 사람이 아닌 빵과 우유로 용을 길들여 지금의 고양이의 선조로 만드는 이 상상력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일곱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서양에서 전해내려오는 드래곤들의 특징을 저절로 알게 된다. 황금의 심장을 가진 이들을 함부로 잡아먹지 못한다는 사실(황금의 심장은 그만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르킨다...<돌의 심장과 황금의 심장>)과 언제나 드래곤들은 수상들을 먼저 잡아먹는다는 것(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아예 그 사실을 드러내놓고 표현한다.^^...<야수들에 대한 책>).

 



 



 

대체적으로 드래곤들이 위협적인 존재들로 그려지고 그들의 위협을 없애는 것이 이야기들의 줄거리이지만 때로는 얌전히 길들여 공생하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무조건적으로 위험에 처하여 가만히 앉아있는 공주의 모습보다 직접 나서서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주적인 공주의 모습도 긍정적이다.

 



 

문장을 잘 읽다보면 작가가 얼마나 위트와 재치가 뛰어난지 저절로 알게 된다.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영국의 날씨라든가 고양이의 기원 등을 드래곤들과 연결지어 웃음을 자아낸다. 고정된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들보다는 유연한 사고와 창의력이 돋보이는 아이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엔 젊은 생각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비슷하지만 다른 일곱 마리의 드래곤들의 이야기는 옛것에 대한 향수와 재치와 위트, 선과 악, 무엇보다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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