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1
김병규 지음, 이선주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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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이나 된 동화책이라는데,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우리 것"이라는 소재와 탄탄한 구성, 언제나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 같네요. 그래서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인가 봅니다. 우리 것이 왜 중요한가는 이제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요즘은 어린 아이들도 모두 알고있습니다. 무조건 외국 것만 좋아보이던 시절은 지나고 이제는 우리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고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흐뭇합니다. 

<<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은 아주 오래 전... 역사 유적지 경주에 세워졌던 한 나라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외워야 할 것들이 잔뜩인 역사가 아닌, 이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미스테리 판타지 동화입니다.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 아이의 모험을 통해 들려주고 있죠. 



농부는 쟁기로 밭을 갈다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보물이 묻혀있을지도 모른다고 마음껏 상상을 키워나가던 농부의 아들 빈수는, 어느 날 자그마한 흙꼭두장군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천 열두 살이라는 이 흙꼭두장군은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며 빈수에게 친구하기를 청합니다. 군청에서는 이곳을 막고 김박사와 함께 발굴을 시작하죠. 하지만 이 발굴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게다가 흙꼭두장군은 자신이 열쇠를 잘 보관해야하는데도 열쇠를 잊어버렸고, 엎친데덮친 격으로 발굴 현장에는 도깨불이 지나다닙니다. 흙꼭두장군은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요? 또 그 도깨비불은 정말 도깨비들의 것일까요?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계속됩니다. 빈수가 흙꼭두장군을 잘 도울 수 있을까...걱정하고 있자니 도깨비불의 정체가 밝혀지며 도굴꾼들에게 빈수가 잡혀가고, 도대체 어떻게 빈수가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이 사람들은 힘을 합쳐 사건의 전말을 밝혀냅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흙꼭두장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지만 빈수의 친구들과 김박사, 빈수의 아버지, 새길이까지 모두 한마음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벅찹니다. 

흙꼭두장군과 바위에 새겨진 글씨로 알게 되는 한꽃님왕의 이야기도 참 아름답습니다. 한 왕릉(실제로는 두 개의 왕릉이지만)을 발견하면서 밝혀지는 우리의 옛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알지 못하기에 아주 적은 부분으로 유추해야하지만 그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에게까지 전해진 이야기는 모두 감격스러운 것 같아요. 역사에 별 관심도 없던 빈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우리 것"이라는 개념을 오래도록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언제를 살았든 우리는 이 땅에서 우리 것들을 지키며 살아왔으니까 말이죠. 

언제인가 TV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3.1절이 무슨 날이냐고 물었는데,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이 모른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우리에게 왜 의미있는 날인지 아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역사는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 괴롭히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알게 하기 위해 배운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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