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 노란상상 그림책 6
카타리나 그로스만-헨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은 뭐든지 궁금한가 봅니다. 함께 있지 않고 부모만의 일을 하고 있으면 얼른 달려와 묻죠. "뭐해?" 딱히 대답해 줄 수 없는 상황도 있고 혹 전문적인 일이라면 아이에게 모두 설명하기도 그렇고... 이럴 때 "반짝" 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의 아빠처럼 말이죠. 



퇴근하며, 오늘은 폭풍이 굉장한 날이었다고 하는 아빠. 사무실을 다녀온 아빠인데... 도대체 어디서 폭풍이 일었다는 얘기일까요? 이런 비밀스러운 운을 뗀 아빠는... 글쎄, 자신이 사실은 해적이라고 말해요. 에이~ 이 얼토당토 않은 말을 믿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분명 아빠에게는 자전거밖에 없는데... 그래도 아빠는 참 잘도 빠져나갑니다. 자신은 선장이고 정말 해적처럼 보이는 게오르크 아빠는 어리바리라고 부르는 자신의 선원이라는 거죠. 



아이들은 선장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져 있죠. 아마도 <보물섬>이나 <피터팬>을 읽기도 전에 이미지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인가봐요. 전형적인 선장은 애꾸눈에, 한쪽 다리밖에 없고 앵무새를 데리고 다니죠. 하지만 아빠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아빠는 진짜 해적이라면...이라면서 반론을 펼쳐요. 이제 아이는 아빠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겠죠? 

이어지는 아빠의 멋진 해적 경험담은 정말로 놀랍습니다. 그저 대충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던 해적의 이미지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재미있게 들려주죠. 해적의 생활은 단순하면서도 엉뚱하고 즐겁고 사고의 연속이에요. 게다가 이젠 엄마까지 공주였던 해적이라니...ㅋㅋㅋ 우리 아빠는 정말로 해적일까요?



아이와 선뜻 대화 나누기가 꺼려지고, 어떻게 놀아주어야 할 지 모르겠는 아빠들에게 아주 따끔한 그림책이 되겠어요. 아이와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 감정은 이렇게나 쉽고도 간단한데 우리 주위엔 이런 아빠들이 드무니 말입니다. 아이가 즐겁고 함께 감정을 공유하려면 아빠도 즐겨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아빠만이 아니에요. 때때로 엄마들도 아이와 놀다보면 내가 즐거울 때 아이가 훨씬 더 즐거워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단란한 가족의 그림이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행복이란 정말 별 게 아닌 것 같아요. 일상 속 아주 사소한 말 한 마디, 몸짓 하나로 생겨나죠. 아빠와 아이의 비밀로 인해 마음껏 상상력을 키우고 가슴 벅찬 경험을 했을 아이의 미소에 보는 사람까지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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